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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리에리는 죄인일까
    Review/미디어 2017. 6. 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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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년 간 고통속에 살았던 살리에리의 극단적인 선택의 순간, 그리고 흐르는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모차르트! 날 용서해 주시오! 난 죄인이오! 내가 당신을 죽였소!



    영화 아마데우스는 사실 모차르트의 천재성, 창작에의 고뇌 내지는 그의 음악관에 촛점을 맞춘 음악 영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칭되는 인물인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와의 라이벌쉽에 대한 이야기다 라고 정의 하기도 힘들구요.


    포인트는 바로 (뛰어난) 일반인이 바라본 '천재'에 반한 섬세하고 소름돋는 심리 묘사와 드라마라고 할 수 있어요 - 질투 그리고 자괴감, 그리고 분노로 이어지는... '나도 저만큼 할 수 있을텐데, 왜 나에겐 저런 능력이 안되나! 신은 왜 저 인간에게 주고 나는 안주었나!' 반대로 저런 천박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천상의 음악을 만들어 냈나 라는 일종의 자기우월감? 같은 것도 있어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 왔을 법 합니다.


    아들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위하여 자신의 음악 생활을 희생하고 모든 걸 가르쳐 주고 이끌어준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


    "음악? 춤추는 원숭이같은 삶이 뭐가 대수라고? 안돼!"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소원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또 가족관에 있어서도 열등감을 표현 하지요 - 작품 내 모차르트는 아버지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모든 지원을 해주며 음악가로 키웠습니다, 반면 살리에리의 아버지는 절대 반대하여 음악을 접한 시기도 많이 늦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궁중 작곡가가 되어 성공했으니 절대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살리에리 정도 실력이 되는 사람이라 모차르트의 작품이 얼마나 뛰어난건지, 또 자기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건지를 더 절실히 느끼고 있었지않나.. 라고 생각이 듭니다.


    살리에리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라고 한다면 우리들 역시 현재를 살면서 종류만 다를 뿐 같은 경우를 맞닥뜨리기 때문이랄까요?


    뭐 꼭 반드시 천재일 필요도 없이, 누군가 나보다 뛰어난 이를 만났을 때의 나의 감정, 나의 상실감 내지는 불평등하다고 생각이 드는 그 미묘한 감정.. 거기서 싹 트기 시작하는 시기 질투, 그리고 미워함과 자신에 대한 분노.. 이 모든 걸 180분의 드라마에 포함하고 있으니, 사실은 모차르트의 영화라기 보단 살리에리를 통해 비춘 평범한 우리네의 삶, 고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신이시여! 당신과 나는 이제 적입니다!

    당신은 공평하지 않았고, 공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매정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피조물에게 해를 끼치고 망가트릴 것입니다!
    맹세코!


    살리에리가 음악을 하기위해 신에게 빌며 바랐던 건 다름 아닌 '명성'. 신을 영원히 찬미하는 훌륭한 음악, 세대가 지나도 쇠락하지 않는 영원의 음악을 만들되 대신 자기에게 '명성'을 달라고 매달렸던 그는 실제 오스트리아 황제가 살아 있었던 기간 동안 큰 인기를 끌지만 그 이후 급격히 몰락하게 되고 급기야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음악' 만을 생각하고 '음악'을 위해 모든걸 던진 모차르트와 크게 대비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지요 - 반대급부로 사후 모차르트의 음악은 영원히 칭송되며 연주되며 지금까지도 회자 되고 연구 되고 있습니다.


    우리 현대인도 누구나가 바라 마지않는 '명성', 그런데 우리도 그 와중에 본질을 놓치고 허상을 쫓고 있는건 아닌지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달까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자해 후 정신병원에 수감된 그는 작품 말미에 자신이 보통인들의 대변인이며, 모든 보통인들의 고통과 죄를 사하노라..라고 말합니다 - 과연 그가 무슨 권리로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오만의 극치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영원한 이인자였던 그였기에 이런 말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나도 더 잘하고 싶은데! 저 사람만 없었으면 내가 일인자인데!' 악몽과 같은 현실에서 (신이 아닌) 자신을 도피처로 삼으라는 듯한 제스쳐.. 신을 버린 그 자신이 평범한 이들의 수호자가 되겠노라 라고 이야기하는 이 부분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한편, 죽어가는 모차르트는 살리에리와는 정 반대의 제스쳐를 취하는데, 잘못한 것이 없는 모차르트가 그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지요 - 내가 더 뛰어나서 용서해 달라는 게 아닌, 자기가 오해하고 있었다며 역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전 당신이 저와 제 작품을 보잘것 없는 걸로 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그 음악에 감명 받고 천재성을 시기하며 동경해 마지않던 모차르트가 자기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순간 살리에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 충격 받은 것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 그를 죽음으로 이끈 사람이 자신임에도 모차르트는 반대로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그게 살리에리를 향한 마지막 말이 되죠.


    이 레퀴엠은 결국 살리에리의 모략으로 모차르트에 의해 본인의 죽음을 위해 작곡/연주된 곡이 되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가 바라본 건 무엇이었을까요?


    죽은 모차르트를 보내는 살리에리.

    보내는 이는 모차르트였을까, 자신의 재능이었을까



    간혹 사람들은 다른 이를 떨어뜨림으로써 자신이 더 우월해진다고 믿기도 합니다.


    살리에리가 작품 내내 기도하며 한 말 '하늘이시여 왜 저에게는 열정만을 주시고 재능은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그가 '무엇을 위한' 이라는 본질에 더 솔직했더라면, 자신의 '야망'이 아닌 그 본질에 대한 '순수한 열정' 이었더라면 모차르트 보다 못했을지는 몰라도 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열정, 아름다움, 영혼을 투영하는데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살리에리는 죄인일까 2015.12.05

    [출처 : 내츄럴사운드 http://naturalsound.co.kr/ written by creasy 2015]


    2015년 내추럴사운드에 투고된 글입니다, 블로그를 업데이트하면서 같이 포스팅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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