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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미디어

코다(CODA), 끝내고 싶지않은 인생의 노래

 


 

 

 

(스포일러 없어요)

코다는 후렴, 돌림노래 또는 페이드아웃 하는 아웃트로 형태로 음악의 말미를 수 놓는 부분을 말하죠. 이탈리아어 '꼬리'에서 유래했다고하며 특별히 추가한 노래 마지막 부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말 CODA(Child Of Deaf Adult), 즉 농인 부모/후견인 밑에서 자란 청인을 의미해요. 이 영화 '코다'는 제목 그대로 두번째 코다를 의미하는데(부모와 오빠 모두 청각장애인들이예요) 끝까지 감상하고나면 첫번째 음악에서의 코다도 와닿는 신기한 영화예요.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직은 미성년의 루비 로시(에밀리아 존스)라는 한 소녀의(평범해 보이지만 소녀가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독립 성장기를 그리고 있고 중간중간 가족간의,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갈등도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청소년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르는 드라마인데 중간중간 음악이 가지는 의미도 커서 완연한 뮤지컬 영화로 보긴 어렵지만 음악 장르 영화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레미제라블' 같은 성-스루 방식(모든 극 진행을 노래로 하는)이 아니라서 (또 음악이 대사를 대신하거나 하지도 않아요) 이쪽에 면역이 없으신 분들도 편안하게 감상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음악 장르는 가스펠+R&B+팝 & 컨트리 뮤직이 조화된 장르가 주를 이루는데 보컬이 전부 뛰어난 편이라 부담없이 같이 느끼고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주인공 루비가 음악쪽을 희망하는 음악도여서 더 자연스런 배경이 마련된 셈이예요. 익히 소개된대로 음악 감독이 '물랑루즈', '라라 랜드', '로미오+줄리엣' 등을 담당했던 마리우스 드 브리스라 그의 센스는 이번 영화도 아주 예쁘게 수 놓고 있습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인이 주연인 영화인데 (물론 루비는 정상 청인이지만요) 음악이 차지하는 의미는 생명만큼이나 의미가 깊은 영화이기도 한데요... 이 영화는 장애인을 향한 차별을 차가운 시선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작품 외적으론 그들도 그냥 우리와 같은 사람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 말곤 차이가없다는 점을 넌지시 표출하고 있습니다, 농인이 실제 처하는 현실? 상태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어서 우리도 간접체험을 할 수도 있는, 일종의 부드러운 PC도 담겨있는데 이걸 대사나 화면 연출로 하지않고 음악을 통해 전달하니 일종의 충격요법같은 그런 느낌과 함께 진솔함도 느껴졌습니다.


부모가 농인이라 그로인해 루비는 학우들 사이 따돌림과 놀림을 받고 있고, 생업을 위해 아버지와 오빠를 매일 새벽일찍부터 도와야 합니다. 곧 자신의 미래를 정해야 하는데도 늘상 가족을 살펴야 해 어느것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 가족 멤버가 전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은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거기서 오는 일종의 소외감은 덤입니다 - 의외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실제 CODA 사이 아이들이 농인 문화와 청인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다고 하죠, 게다가 한참 예민할 시점의 17살 여자아이라면? 

루비는 이런 환경으로 인해 크게 고통 받고 있고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입니다, 거기에 더해 가족들도 청인인 자신에 줄곧 의지하는 모습도 보여 부담을 느끼고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나 (진학, 그리고 노래)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정말 리얼하며, 평범한 청소년이었어도 심각하게 다가올 법한 내용인데 이 영화에선 상황이 상황인만큼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어쩌면 (즐거워서) 끝내고 싶지않아 다시 한번 도돌이하는 음악에서의 코다와는 정반대 느낌의 도돌이표랄까요? 회피하면, 포기하면 편할 것 같지만 결국 루비를 포함해 이들 가족은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역경에 맞서 인생을 노래해 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영화 끝에 가선 그 결실을 하나씩 맺어갑니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는 갈등의 끝이 어디에 다다를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류이기도 하죠, 이 영화도 그런 일종의 클리셰를 벗어나진 못하는, 조금 아쉬운 감도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클라이막스 부분도 사실상 영화적 허용이 적용된 점도 있구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단점보단 장점, 그 순수함과 진정성이 더 다가온 이유라면 아무래도 감성에만 어필하지 않고 (신파다운 신파는 없고 오히려 고구마 현실이 더 강조되는.. 쓴 맛이 많이 나는 편이랄까요, 루비에게 노래란 그런 시궁창에서의 일종의 도피처이기도 했습니다)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가려는 의지와 그에 수반할 고통도 함께하려는 이들의 진솔한 마음과 사랑이 노래와 어우러져 우리에게도 사랑을 나눠주는 것 같은 따스함을 줘서...라고 전 말하고 싶습니다.


가족 유일의 청인이었기에 모두의 희망이 된 한 아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해 방황하는 사춘기 소녀... 여기까지만 보면 모두가 미성장한, 서로를 탓하기만 하는 쓴맛 도돌이표지만 어떻게 모두 성장해 행복의 달달한 도돌이표가 되는지는 꼭 스크린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