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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호, 한국 태생 SF라고 점수 후하게 줄까?
    Review/미디어 2021. 2. 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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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없어요)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보고 놀란점들 위주로 간단히 몇자 적어볼까 해요. :)

    주연 4인들.. '승리호'를 요약하자면 나름 뛰어나고 능력있는 이들이지만 여러 이유로 찌질한 생활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찐따생활을 하게 될 스페이스 루저들이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예요. 제멋대로 성격 장선장, 돈되면 뭐든 한다는 잔머리 대가 조종사 태호, 악명높았던 갱단 리더였던 기관사 타이거 박, 꿈이 있는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좀 잔인하게? 이야기했지만 지금 우리네 사회에서도 이같이 (기초적인) 삶을 위해 발버둥 치고있고 누군가는 이기기 위해 남을 짓밟고 올라서고 또 어떤 이는 지극히 위험한 사상을 가지고 자기만의 정의를 강요/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미래 사회도 여전하다는 걸 이 영화는 정말 가감없이.. 기술발달로 더 윤택해졌을 법한 미래임에도 암울하게 그렸습니다.

    우주 소재 영화가 그닥 재미를 못보는 나라중 하나가 우리나라라고 하죠. 정말 불모지랄까, 지금까지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프랜차이즈, 마블의 우주 소재로한 작품(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도 큰 재미를 못봤고 그래서 '승리호'도 우리나라 영화라곤 하지만 '굳이 아무도 안하려 하는 SF를? 심지어 '인랑'도 그렇게 망했는데?' 라고 의문과 우려를 표한 의견들이 많았던 걸로 알아요, 여기에 더해 한국식 신파가 들어간다면..;ㅁ; 더 최악이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는데요... 결과적으론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도 나쁜 반응은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우선 정말 SF, 스페이스 오페라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 대형 SF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그래픽을 뽑아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이었구요, 캐릭터들을 담백하게 잘 뽑아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_+ 그런 중에도 스토리는 또 우리나라 여느 영화같은 (뭔가 친숙한?) 감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그 융합이 참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긍정적인 의미로요.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를 시도하고 독창성을 키워나가면 좋겠다 생각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넷플릭스같은 플랫폼이 있다는게 '승리호'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준 것 같기도 했어요.

    중국 제작 SF 디스토피아 '유랑 지구'도, '승리호'도 CG 회사가 덱스터 스튜디오인데 '미스터 고' 이래 '신과 함께' 시리즈와 '백두산' 등으로 유명세와 기술력을 다져가며 이번에 제대로 기술력을 뽐낸 것 같아요! CG는 돈을 들인만큼 효과와 퀄이 보장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 제작비에 이 수준의 그래픽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어요; ㄷㄷㄷ 중국에선 역대 흥행작 10편 중 3편이 덱스터 스튜디오 손을 거쳐갔다고 합니다.

     

     

    이야기 면에선 평작 수준에 과하지 않은 신파, 신분제를 연상 시키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가족의 애틋함을 더했으며, 여기에 지금도 이슈가 되고 있는 우주 쓰레기 이슈를 잘 버무렸다고 생각합니다. 클리셰도 있고 신파 부분이 과하진 않다곤 해도 벌써부터 학을 떼는? ㅎㅎ 그런 분도 계실 듯 한데 그나마 잘 절충했다고 느껴졌어요.

     

     

    '기동전사 건담'의 세계관에서의 우주 콜로니 상황과는 반대로 '승리호'에서의 우주 콜로니 세상은 우월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선점해 갑이 된 세계관이라 보면서 비교가 돼 흥미로웠습니다 - 우주를 더럽힌 인간들이 인구 너무 많으니 가진자 관점에서 추려내 없는 자들을 우주로 추방하고 차별하며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된 것과 반대로 여기선 지구가 희망이 없는 땅이라며 오히려 가진자들이 지구 밖으로 낙원을 만들어 살고 있네요. 물론 그 와중에 발생한 우주 쓰레기 문제는 덤이구요.

     

     

    돈이 사회 계층을 형성하고 착취하는 모습은 이 영화 세계관에서도 여전해서... 한편으론 '설국열차'와 '엘리시움'도 연상됐어요. 다만 '승리호'는 이런 배경하에 인물들 행동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세계관 묘사라던지 사상, 정치적인 의견 피력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단 한명 설리번을 제외하구요 - 그래서 주 인물들이 쩐내, 쿨내, 찐따미?가 진동하는? ㅎㅎ 그래서 오히려 더 공감과 친근감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영화를 작은 화면과 의도된 사운드 시스템으로 감상한게 아니라서.. 이 작품도 영화관을 통해서 먼저 만나봤더라면, 특히 Dolby ATMOS가 충실히 적용된 돌비 시네마나 MX관에서 봤더라면 평가가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큰 화면이 무조건 장점이 되진 않는게, 같은 덱스터가 CG를 담당했던 '반도'는 반대로 CG가 너무 티가 났는데 큰 화면에서 이게 더 부각되는 바람에 오히려 독이 됐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승리호'는 그런 느낌은 아니였던 것 같아 보였어요, 좋던 나쁘던 영화관에서 만나보지 못한게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론 스토리나 비주얼보다 캐릭터 묘사와 성격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요, 일부 조연들의 서프라이즈 배우스런(...) 연기가 거슬리긴 했지만 도리어 이런식의 다양한 캐스팅 시도, 언어, 문화를 자연스레 극에 녹아들게한 점 등이 정말 좋았습니다 - 귀에 통역기가 있다는 설정 덕에 이런 연출이 가능했겠지만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저서 보는내내 즐거웠어요.

     

     

    장선장 김태리 배우와 유해진 보이스 및 모션 캡쳐 말고도 카밀라 대장과 ㄷㄷ 설리번역 리처드 아미티지가 영화 내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리차드 아미티지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에서도 연합국내 스파이 1로 등장했었고 '호빗' 트릴로지에서도 나왔던 배우인데 이번 '승리호'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듯 합니다.

     

     

    벌써부터 승리호의 후속작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는 듯 한데요, 무리하지 말고 세계관을 빌드업하며 스토리를 맞춰간다면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 '카우보이 비밥'스런 힙한 느낌의 우리나라 스페이스 오페라로 무난히 키워갈 수 있지않아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다면 이보다 더 드라이한 감성으로 '카우보이 비밥'을 실사 도전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것 같은데 실사화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우려도 되네요 - '인랑' 실사같은 결과면 충격적(?)일 듯??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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