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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아저씨, 내력이 있으면 잘살기도 쉬울까?
    Review/미디어 2020. 6. 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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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없어요)



    미루다 미루다 어쩌다 보게된 드라마였는데... 많은 분들의 호평처럼 정말 빠져들며 본 드라마입니다, '나의 아저씨'. 곧 넷플릭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드라마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한국드라마 순위에서 5위권에 드는 드라마입니다! +_+


    출중한 능력을 지닌 잉여 인간군상을 섬세한 시선으로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서 처럼 판타지한 그런 모습이 아니라 정말 실제 우리네 모습을 가감없이, 능력이 있어도 여러 여건으로 인해 루저처럼 되고 있는 현대 젊은, 그리고 슬픈 중년의 모습을 처절하지만 설득력있고 그럼에도 한줄기 희망의 실가닥을 쥐어주고 드라마를 펼쳐 갑니다.



    주인공인 이지안은 정말 불우한 환경에 처한 손녀(!) 가장으로 부모로부터 강제로 떠안은 사채를 포함한 큰 빛이 있으며, 이에 업자들은 물론 여러 사람들의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고, 상대인 박씨 삼형제는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지만 사실은 성격도, 실력도 있는 형제로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어서도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는 어두운 현실이고 자학하지만서도 밝은 면이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재미있는건 이지안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늘 어둡고 힘겹고 부정적이어도 내면엔 순수가 있고, 아저씨 박동훈은 밝아보여도 아픔을 내색하지않고 끌어앉는 캐릭터여서 서로가 치유를 해주고 보듬어주는... 그리고 동시에 일종의 동질감으로 인해 서로를 싫어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요, 연출과 무겁고 과장없는 스토리의 힘이 이를 더 돋보이게 해 줍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정말 좋았어요, 저는 고두심과 헬로비너스의 권나라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 고두심 배우분이야 두 말할 필요없는 대배우시고 권나라는 연기력은 아직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작중 역에 정말 잘 어울렸고 앞으로의 발전니 기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악플 등으로 상처입고 있는 연예인들 심리도 너무 잘 보여준 것 같아 보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거야."


    얼핏보면 이지안의 신데렐라 성공 스토리 같은 트렌디한 이야기 아닌가 생각하실 법도한데, 전혀 그렇지 않고 자기만의 현실 이야기를 그려 갑니다 - 돈 많거나 능력남 꾀차고 인생 뒤집기 성공 루트도 아니고, 로맨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러브코미디가 있는 것도 아닌, 차갑고 어둡고 부정적인 환경 묘사가 많음에도 큰 인기와 공감을 얻은 건 비단 캐릭터들의 매력 뿐 아니라 이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과 풀어나간 방식, 연출의 힘이 아닐까 해요.


    아니면 반대로 '도깨비'같은 나이 차이가 큰 연상남과 어린 여자의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또 그런 구도도 아니라 (둘이 뜨거운 사랑에 빠져 이야기를 헤쳐나간다는 둥, 욕정을 그린다는 둥 그런게 없어요! 엄밀히 말하자면 썸씽이 있긴 한데 메인은 아니죠) 그냥 부담없이 편하게 스타트 끊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해요.



    로맨스를 이야기한다면 이 작품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오나라가 연기한 정희가 아닐까 해요 - 본인은 부정할테지만 어쩌면 아가페적인 사랑이 아닐까... 안타깝지만 그것도 둘의 선택이니 남이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그녀를 관통하는 노래, 백만송이 장미 가사처럼 헌신과 남모르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죠.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줄때 비로소 피어나는 백만송이의 장미...' 결실을 엄청난 수의 장미꽃에 비유한게 정말 슬프고 예쁘다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2018년 4월 경인데 이후 아이유가 이 곡에 감명받아 2019년 11월 블루밍을 발표했나 보네요, 그리고 '나저씨'에 대해 이야기할때 꼭 빼놓지 않았던 인물이 정희였던 것 같아요. 그만큼 뭔가 동질감 같은게 있었으려나요?


    포스팅 : 백만송이장미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점은 불교 정신/이론이 드라마 중심에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 윤회, 환생 등 이런 이야기를 당연한듯 받아들이는 인물들, 이야기 중 심심치않게 나오는 업보에 대한 이야기, 전에 해야 할 걸 못해 현생에 와서 다시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옥이 있다면 지금 있는 이 곳이 지옥이라는 둥, 여러가지를 듣고 느낄 수 있어요.



    (스포일러 있어요) 재미있게도 결말도 결국 권선징악 구도로 끝을 맺죠 (나름 해피엔딩? 로맨스를 기대한 몇몇분들에겐 새드엔딩일지도요.. 저는 정말 마음에 드는 엔딩이었어요), 덕분에 마지막부에서 다소 김새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끝을 맺고 떡밥 회수하는 여러가지 것들이 너무나도 깔끔하게 똑 떨어지니... 사실 불만을 가지기도 뭐한, 정말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_+ 개인적으로는 이지안의 변화가 너무 급격하게 묘사돼 불만이 있기도 한데요, 개연성엔 문제없고,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편 수 제한으로 인한 완급조절이 부족하지않았나 합니다, 너무 급하게 변했어요;ㅁ;



    더불어 혹시 후속이 나온다면.. 정말 나온다면 '나저씨' 본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보단 스핀오프로 비운의 박기훈 감독을 맡았던 송새벽과 최유라를 맡아 열연한 권나라의 로코물은 어떨까 (실제 '박기훈-최유라는 또다른 나저씨를 이루는 커플이고 정말 로코물에 꼭 맞는 인물들이라 나름 독자적인 이야기를 꾸려가도 재미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당), 아님 작중 박기훈이 새로 시나리오 집필 시작한 '노팅힐 말고 후계힐'을 실제 드라마로 만들면 또 새로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가치, 회사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 이슈, 각종 괴롭힘과 차별, 태움 이슈, 캥거루족 이슈 등 다양한 부분들을 조화롭게 잘 버무려 현대 사회 삶의 고충을 보여주고 이를 대신 위로하는 일종의 치유물로 볼 수도 있겠어요, 특히 주요 인물들 거의 모두가 치유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예외가 있다면 이미 가득찬 사람들은 구원을 못받는 것 같은 묘사가 있어요 - 새 내용물로 다시 채우거나 넓히려면 일단 비워야 가능하죠, 작품은 이런 내면 모습을 잘 파고들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행복할게.. 행복하자."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무심해 보이지만 일면 정말 배려깊은 말들.. 말하기는 쉬워도 정말 실행은 어려운 말들이 특히 박동훈의 대사에 많이 나오는데.. 저도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요.



    "힘내자! 화이팅!" 정말 저도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돌려 드리고 싶고, 다시 힘내서 지금 힘든 코로나 정국 잘 이겨나가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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