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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차르트,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
    문화 & 라이프/Music 2021. 1.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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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우먼 1984' 스포일러 있어요)

     

     

    '원더우먼 1984'에 수록된 곡이예요, 뜻밖에도 오페라 아리아가 한 곡 나오네요? 아주 예쁜 곡이예요 ㅎㅎ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2막 삽입곡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 인데요...

     

     

    극중 케루비노라는 남자 시종이 있어요 - 실제 오페라에선 특이하게도 이 배역을 (메조 소프라노, 소프라노보다 낮은 톤의 소리를 내는) 여자가 맡아요, 그래서 아리아가 여자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춘기의 열병을 앓고 있는 이 소년은 열정을 감추지 못하고 주변 여성들에게 들이대곤(?) 합니다.

     

    그러다 군입대 명령을 받고 그간 사모해왔던 백작부인과 수잔나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며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그게 바로 이 곡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 입니다.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

     

    사랑이 뭔지 아는 숙녀분들

    내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보여 드리지요

    내가 경험한 것을 여러분께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어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욕망으로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뻤다가는 다시 고통스럽습니다.

    영혼이 온통 얼어 붙었다가 다시 타오르기를 반복합니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로부터 축복이 기다립니다.

    까닭없이 가슴이 두군거리고

    몸이 떨리는 이유를 몰라 한숨짓고 풀이 죽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마음이 편치 못하지만

    그런 번민의 순간을 또 기다립니다.

     

    가사 : 오페라 아리아 | voi che sapete 가사, 해석

     

     

    가사와 정 반대로 매우 아름다운 멜로디와 한창 번영기였던 화려한 미국의 80년대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번 '원더우먼 1984'에선 그녀는 거의 50년 전 사별한 연인 스티브 트레버와 뜻밖의 만남을 가집니다! 세계를 위해 희생한 그를 늘 그리위했던 다이애나. 만나자마자 다시 사랑에 빠질 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죠. 사랑에 눈이 먼 다이애나.. 반세기 만의 연인과의 재회가 얼마나 기뻤을지, 그 안타까운 이별과 재회가 지켜보던 저의 관점에선 꼭 그간의 희생에 대해 보답을 받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스티브의 눈에도 새 세계는 나쁘진 않았을 것 같아요 - 1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인 그가 보기엔 반세기 이상 훌쩍 지나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해 완전 달라진, 전쟁의 위협도 (보기에는) 없어 보이고, 그때와 달리 느슨하고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은, 보건 안정으로 질병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도 적어보이고 심지어 우주까지 다녀갔다네요? ㄷㄷ 그가 본 84년은 마치 별천지같았을 거라 생각돼요.

     

    저 아리아는 둘의 거의 첫 바깥세상 데이트때 흘러나옵니다. 노래는 평화롭고 멜로디도 아름다운데 그 가사는 반대로 불안정한 자기 감정, 아직은 온전한 사랑이 아니여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 찾아야 하는 자신을 알리고 있습니다 - 마치 스티브가 다이애나에게 혼잣말하듯 노래가 계속됩니다, '이게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사랑인가?' 라고 되묻는 듯...

     

     

    짧은 순간의 우아한 노래였는데 정말 인상에 크게 남아 소개할 겸 포스팅 남깁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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