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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비2, 가상과 현실 사이에 희망을 심는 마음으로
    Review/미디어 2020. 7. 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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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없어요)



    가상의 정치적 공작, 그리고 그에 따른 현실감과 느리지만 탄탄하게 빌드업하는 긴장감이 정말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북한, 미국, 그리고 그 틈에서 호시탐탐 자국 이익을 챙기려드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그 사이에 낀 당사자이면서도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남한! 그런 현실을 충실히 그리면서 1편과 마찬가지로 북한발 쿠테타라는 가상 상황을 그리며 내용을 진행해 갑니다.


    허구속에서 묘한 현실감이 최대 매력이라고 할 수 있고 전작의 화려한 폭격씬은 화려한 잠수함 액션으로 대체되는 등 나름 볼거리도 챙긴,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생각 들었어요.


    그리고 개봉 시점도 정말 잘 잡은게, 원래 4월쯤 개봉하려던걸 지금 개봉하는건데 딱히 경쟁작도 눈에 안띄고 '반도' 흥행을 이을 작으로 손색없어 보입니다, 그야 말로 개봉연기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랄까요?



    전작 '강철비' 와는 이야기나 세계관이 이어지지 않고, 배우들의 역할이 바뀐 흥미로운 시리즈물인데요, 이번엔 전작에 북한 세력으로 나와 열연했던 정우성이 남한측 대통령으로 분하고, 남한측 인물이었던 곽도원이 북한 쿠테타 세력의 수장으로 등장합니다.


    신선한 롤플레잉 느낌도 드는 영화로 이야기가 이어지진 않지만 1편으로 보고 2편을 보면 흥미로운 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_+ 그 외에도 이번엔 흥미로운 인물들이 대거 추가되어 작품에 생명력을 주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회담은 북한과 미국이... 우리나라는 낄 자리가 없고 심지어 공동 서명 자리도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열심히 양측을 달래 협상이 성공하길 바랄 뿐...)



    (그렇다고 미국이 온전히 우리 편이라고 하기엔 또... 믿을 수가 없죠)



    곽도원과 정우성 배우분들 연기는 좋았고, 카리스마도 좋았지만 솔직히 의외의 면에서 이 둘 보다 눈에 띈 조연들이 계셨는데요...



    가장 인상에 남은 인물은 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성격을 많이 오마주한 것으로 보이며 익살맞은 연기를 선보인 영국 배우 앵거스 맥페이든(Angus MacFadyen)의 스무트 미국 대통령과 신정근 배우의 장기석이네요. 스무트는.. 좋게 표현해 오마주지, 사실상 미국을 비판 섞인 시각으로 바라본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요, 배우의 시니컬하고 적당히 오버하는 연기는 (심지어 영국 배우분이시죠! ㅎㅎ) 작품내 텐션을 가볍게 해주고 영화에 색을 입혀주고 있습니다. 개그 코드가 안맞을 수는 있어도 정말 괜찮은 감각의 캐릭터였어요! ㅎㅎㅎ



    아, 그리고 미 부통령으로 짤막 등장하며 출연 시간 대비 카리스마를 뽐낸 크리스틴 달튼(Kristen Dalton) 배우도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녀는 73년 생 미국 배우이고 사실 '강철비'에서 CIA 지부장 역으로도 출연했던 두 작품 연달아 출연한 배우들 중 한 명입니다. 극중에선 정치적인 야망도 보여주며 짧지만 스토리내 확실히 도장을 찍는 캐릭터입니다.



    '호텔 델루나'와 '미스터 션샤인', '남자친구'에서 열연하고, '식구'와 '기묘한 가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정근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꽤 비중있는 역을 맡아 주.조연 사이 무게를 잘 잡아주고 영화를 좋은 방향으로 잘 끌어갔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이 분 모습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_+ 개인적으론 '미스터 선샤인'에서 연기가 정말 너무 좋아서 ㅎㅎ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봐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주연을 맡은 정우성과 곽도원 외에 이재용, 김명곤, 조우진, 크리스틴 달튼 등의 배우가 1편에 이어 2편에도 합류해 다양한 배역을 받아 열연합니다. 캐스팅이 이번 2편에 들어서 매우 다채롭고 국제적으로 변했어요, 국내외 다양한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참고로 이번 2편에선 등장이 거의 까메오 수준인 조우진 배우는 1편에서 북측 암살요원으로 호연을 펼쳤었는데, 이때가 거의 액션씬 첫 도전이었다고 해요! 정우성 배우분과 호흡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이 없어서 아쉬웠어요;ㅁ; 그리고 각 진영 별로 비상시 전권을 위임받는 세력간 (미부통령과 우리나라 국무총리, 북의 경우엔 전작과 거의 같은 반쿠테타 세력입니다) 심리전도 매우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이 점은 1편보다 더 밀도있게 그린 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이 영화는 스토리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단 배우들간 케미와 가상의 문제 앞에 인물들의 행동 방향? 이런걸 관찰하는 재미가 컸던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전작도 그랬던 것 같구요. 이게 일련의 '강철비'의 아이덴티티가 된 것 같아 보입니다, 이걸 살려 후속을 만든다면 그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 아직까진 운명을 타세력에 일정 의존해야 하는 우리 남한의 운명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 외세의 변화와 야욕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그럼에도 이 작품은 (국내 기준) 정치적인 시각에서 꽤 중립을 잘 지키고 있어 가치관 상관 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진행은 가벼운, 그러나 주제의식과 주변을 묘사하는 상황 만큼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어떤 경우든 한번쯤 가능성을 염두해 둘 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에필로그 부분은 사족이라고 떨떠름하게 보는 분도 계신 듯 하고 반대로 그 내용이 들어가서 좋았다는 분도 계시고, 의견이 나뉘는 듯도 합니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 입장에선 크게 달가워 하지 않을 법한 내용들이 나오기에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네요.


    한편으론 정치 싸움에선 한없이 가볍고 기대할 내용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목할 법 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정치 생각과 가치관에 상관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울프콜'에서의 현실감 넘쳤던 잠수함 액션은 다소 허구가 낀 액션 무비 스타일로 재정립되면서 아이러니하게 리얼리즘을 잃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드라마와 흐르는 정세 묘사는 허구에서 시작해 리얼리즘을 착실히 쌓아가며 관객들에게 어필해 갑니다. 전편에서의 포격씬이 해상씬으로 바뀐점, 좁아진 환경 덕에 액션 씬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는데, 치열한 심리전 덕에 지루할 틈은 없었네요.



    확실히 이 작품을 보러가기 전 '강철비'를 다시 한번 감상하고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영화 자체로는 같이 출연한 배우들이 서로 다른 연기를 펼치기에 역할 비교/감상에도 좋고, 1편과 달라진 국제 정세, 정치 흐름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며 무게감도 달라집니다.



    우려한 것 이상으로 정말 볼만했던 영화, '강철비2', 저는 이런 기세로 여기 배우들 배역을 또 바꿔 3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내심 기대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양우석 감독님이 시나리오와 이야기에 밸런스를 잘 잡는 느낌이여서 예민한 소재지만 정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같아 여러 의미로 기대 되는 감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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