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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 존재않는 One-Way 폭력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
    Review/미디어 2020. 2. 1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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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없어요)



    기본적으로 신의/신뢰라는게 존재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ㅋㅋㅋㅋ 물론 보도자료에도 이미 많이 언급된 것 처럼 나중에 한데 뭉치기도 하는데 신뢰가 바탕이 아닌 생존, 즉 목숨 연명을 위해 단기 뭉치기에 합의를 본 것 뿐이라 ㅎㅎ 정말 신뢰를 깨길 밥 먹듯 하는 영화입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캐릭터성과 이야기를 정말 잘 버무렸어요, 스토리에 유의미한 캐릭터들이 꽤 많음에도 개연성과 이야기를 잘 펼쳤는데 이번 1편의 - 그리고 새 프랜차이즈죠 - 가장 큰 소득이라면 독립 유니버스인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같이 세계관을 정립함과 동시에 할리퀸 브랜드를 그만큼 확장/수렴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특히 이 영화가 DCEU에 편입돼있고 전편이라고 볼 수 있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세계관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점에서 더 큰 수확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세계관을 분리했다곤 해도 할리 퀸에 의존하는 성격이 너무 크고 그 조차 압도할 만큼의 무언가를 보여주진 못해서 아직 나사 덜 조인 느낌은 들지만 예상보단 훨씬 잘 나온 것 같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서는 저는 만족했습니다. 다만 뭔가 좀 더 무언가가 남는 영화를 바라신다면 이 영화는 또다른 지뢰(...)일 수 있으니 나중에 IPTV 등으로 저렴하게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제목인 버즈 오브 프레이는 DC 코믹에 등장하는 자경단인데요, 안티 히어로 성격의 이 BOP가 어떻게 원래는 빌런인 할리퀸과 손을 잡게 되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 영화는 BOP의 기원과 할리 퀸의 독립을 노렸습니다, BOP에 엮이는 할리 퀸을 연상하게 되는데 실상은 할리 퀸이 BOP를 멱살 잡고 캐리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반응들을 보면 여러 긍정적인 평과는 별개로 흥행에 부정적인 반응이 많이 보이는 터라.. ㅜㅜ 이제와선 원 제목도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에서 '할리퀸: 버즈 오브 프레이'로 공식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BOP가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는데에 대한 방안으로 급하게 바꾼다는데.. 이렇게 되면 시리즈 2편에서 BOP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ㅁ;



    참고로 세계관은 연결되지만 큰 틀에서 세계관 이야기나 배트맨, 조커 같은 캐릭터에는 일절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으니 (오히려 이 이야기 속에선 조커는 실종 비스무리한 상태로 보입니다) 저스티스 리그같은 큰 뼈대엔 전혀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으니 스킵해도 전혀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이런 세팅을 하게된데엔 아무래도 이 두 캐릭터를 맡고있는 배우 두 분 모두 (실질적) 하차한데에 따른 영향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DC는 캐릭터성과 각자 고유의 이야기를 더 존중하고 다른 연관된 이야기와 설정 등은 느슨하게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은데요, 이는 이야기와 세계관 설정에 타이트하게 맞물려 같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MCU와 궤를 살짝 달리하는 듯 합니다 - 물론 전체적인 뼈대는 서로 이어갈 듯 한데 그 뼈대 중심은 있는 듯 없는 듯 안갯속 같은 느낌이여서 저는 이 점이 기대가 됐고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시리즈는 할리 퀸을 맡은 마고 로비도 프로듀서로 참여중인 작품이죠, 그래서 영화에서도 그녀의 이 캐릭터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일부는 이 영화가 마고 로비, 할리 퀸의 패션 쇼랄까, 개인 프로필 같은 영화라고도 불렀는데 나름 합당한 평가라도 생각이 들어요 ㅎㅎ



    슈퍼 히어로에 나오는 캐릭터라고 꼭 수퍼일 필요는 없다.. 마블 MCU에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슈퍼 파워 클리셰나 여러 고정관념을 깨면서 찬사를 받은 바 있고 당장 DC에도 DCEU 판 밖에서 크게 성공한 '조커'가 있듯 이 영화도 자기만의 시선과 세계관을 위해 많은 노력을 보여준 것 같아요 - 신선함과 화려한 액션팩을 자랑하는데 그냥 가져다 붙인 수준이 아닌 정말 제대로 개연성과 캐릭터성의 밸런스를 조합하려고 그리고 코믹의 분위기와 할리 퀸의 미친* 속성을 제대로 그리려 노력한 면이 보였고 이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지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내 페미니즘도 엿볼 수 있었지만 불편할 정도도 아니었고 영화내 지분을 크게 할애하고 있는 것도 아니여서 그냥 넘길 만 합니다 (폭력적인 씬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반대 성에 대항해서도 같은 짓을 자주 했기 때문에 ㄷㄷㄷ). 사실 감독 캐시 얀을 비롯 조.주연이 많은 여성들로 구성된 영화라 이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냥 신경 안쓰면 넘길만한 페미니즘과 PC가 담겨있음을 여기저기 느낄 수 있습니다. 남성 대상으로 너무 편파적인 시선은 없고, 액션 씬에서 좀 불편하게 느끼실 분들이 있을 법한데 여성 대상으로도 비슷한 장면은 종종 연출되고 있으니 이런걸 문제삼긴 애매해 보입니다.



    액션이 시원하고 강렬한데 제법 수위가 있는 편이고 (이 영화 북미에선 R등급입니다; ) 고어 장면은 마치 만화같은 느낌으로 처리해 덜 불쾌하게 느껴지도록 나름 배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폭력 수위는 상당히 있는 편이니 참고 하세요; 사실 전 영화를 보고 저는 중간중간 타란티노 영화같은.. 그런 인상을 짙게 받았습니다, 꼭 '킬 빌 Vol.1'을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었어요. 폭력 장면 부터 특히 중간 애니메이션이 포함된 구성은 정말 그 영화가 연상될 만큼 꽤나 괜찮은 연출이었어요.


    할리 퀸은 딱히 아크로배틱한 격투 스타일을 보여준다곤 생각지 않는데 유연성을 살린 스타일과 똘기충만한 과격함을 담아, 그리고 중간중간 롱 테이크로 잡아주는 연출로 인해 매우 다이나믹하고 거칠어 보이며, 저는 실제 아크로배틱한 격투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블랙 카나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캐릭터, 스타일도 그렇고 정말 화면에 매력적으로 비춰집니다!



    영화 자체의 색감이 매우 화사하고 마치 미국 코믹북 색체를 현실로 옮긴 것 같은, 이는 때론 몽환적이고 예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눈이 피로하게 다가오기도 했어요, 다만 영화의 이 색감 자체가 영화와 캐릭터들 모두에게 매우 잘 어울렸고 소품활용도 정말 좋았습니다.



    단지 블랙 마스크가 좀 아쉽게 나온것 같아 그게 좀 그랬는데... 혹 차기 시리즈에도 블랙 마스크가 또 나온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단 생각이 불현듯 스쳤어요 (스포일러니 캐릭터 생사 여부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해당 캐릭터의 이름을 이완 맥그리거가 계속 맡던 새 캐릭터로 2세로 나오던 말이예요).


    앞으로의 여정이 꼭 미지의 바다를 향해 모험을 떠나는 커다란 함선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와 한편으론 약한 브랜드 이미지를 할리 퀸 외적 부분으로 더 충당해야/빌드업 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어서... 이건 2편을 앞두고 제작진과 마고 로비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 들었어요.


    다채로운 색감, 스타일, 패션... 기존 칙칙한 고담에서 탈피한 롤리팝 같은 색체의 고담 시티가 저는 좋았는데, 특히나 광대 차림의 그녀와 색감도 딱이었고, 마지막 무대가 되는 버려진 공원도 딱 느낌이 어울려 색다른 고담과 할리 퀸, 또다른 광대인 조커와 세트로 느껴져 좋았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단지 보는 것 만으로 즐거웠었던 그녀가 이젠 자기의 이름과 스타일, 스토리, 색체를 담아 나온 것 같아 참 반가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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