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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돈 앞엔 모두가 절박하다?
    Review/미디어 2020. 3. 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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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푸라기같은 삶을 바지 않는, 그리고 탈출하려는 욕망과 욕심이 자신 뿐 아니라 타인들까지 어떻게 전염시키고 망가트리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돈이 있습니다.


    절박함으로 포장한 이기적인 인물들의 무쌍! 모 아니면 도 식의 인생을 건 도박, 하지만 인생이 아닌 목숨을 건 모양새, 그럼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엿볼 수 있는 한 예랄까요?


    (스포일러 조금 있어요)



    제목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줄여서는 '지푸들', 영어로 'Beasts Clawing at Straws' 라고 명명되었는데, 이름이 일본 소설 원작 (소네 케이스케의 작품) 이라고 하죠 - 원작도 추리 소설이었고 여러 인물들의 욕망 충족을 (결국 다 돈 때문이죠...) 위한 위험천만한 행위를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시간순 진행이 아니다보니 처음 볼때 적응이 필요 그러나 많이 어렵거나 헷갈리는 정도는 아니여서 단조로운 구성을 피하고 흥미를 끕니다 - 저는 이 영화가 시간 순으로 배열됐더라면 이만큼의 재미는 없었을거라 생각이 들었어요.



    배성우가 연기하는 김중만이 현재 시간과 그 행위의 결과를, 정우성이 연기하는 강태영이 과거와 그 행위의 결과를, 전도연이 연기하는 최연희가 과거 말고도 이 모든 시작과 이야기의 결말을 책임집니다, 미래는 배성우 부인인 영선에게 (진경 분) 바톤터치가 되는데... 사실상 오픈 결말이라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중간에 연루되는 두명의 인물.. 접대부로 일하면서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사는 유미란과 불법 체류자 조선족 진태가 있는데 (둘은 불륜 사이가 되죠) 최연희가 주인공인 사건보다 더 전에 있던 일을 그리고 있고 이들도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받습니다. 서로 호구가 돼 먹고 먹히는...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범죄와 모략이 튀어나옵니다; 배신과 사기, 사채 협박, 유흥가, 불륜, 가정폭력, 불법체류, 살인 및 유기, 교통사고와 매장, 보험 사기, 공무원 비리, 도박에 갈취 등등... 정말 보다보면 왜 제목에 '짐승들'이 들어가는지 이해가 될 만큼 정말 어두운 사회의, 그리고 인간성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어요. 돈 앞에 개가되는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



    예외적으로 정말 착하고 성실한 아내 박영선은 치매기 있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부족한 살림을 보조하기 위해 평택항터미널 청소부로 일하는 성실 근면한 캐릭터인데 딸이 등록금 학자금 대출이 안된다며 학업을 일시 중지하고 알바를 뛰겠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음에도, 불규칙한 직업에 월급도 적은 남편에게 큰 불평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인물입니다.


    사실 남편 김중만도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죠, 감독은 아마도 이 두 캐릭터로 평범한 사람들을 대표하고 싶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도연의 연기와 카리스마는 정말 연희 캐릭터와 완전 부합하는 느낌이여서; 희대의 악녀같은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ㅋㅋ 이와 반대로 호구 연기를 맛깔나게 연기한 정우성도 정말 둘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출연하신 배우분들 생각해 보면 정말 초호화 캐스트라고 할 수 있어요, 배역도 어느 한 분 빠지는 것 없이 제자리에서 거의 고르게 잘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구요.


    그리고 다시 영화를 보니까 배성우의 연기가 정말 풍부하고 현실감 넘쳤던 것 같아요 -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댓가는 더 큰걸 잃게되는 결과로 이어지지만 착한 부인과 여전히 믿음을 잃지않는 어머니 덕에 어쩌면 새 계기가 열릴지도요, 마치 정말로 '아버지가 주신 마지막 기회'를 다시 잡는 그런 느낌? 이 부분은 소설 원작과 대비되는 결말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저는 제2장 '호구'와 제6장 '돈가방'이 가장 인상적인 챕터였는데요, 특히 제2장은 호구임을 자처하는 ㅎㅎ 정우성이 바로 등장하면서 뭐랄까, 마치 '그래 나 호구야~'임을 만방에 알리는 것 같아 좀 웃겼어요 ㅎㅎ 그러나 이 영화는 사실 특정인이 호구인게 아니라 너도나도 서로가 호구가 되는 상황이 연출되기에, 특히 그 전개와 복선이 여기서 많이 펼쳐지기에 흥미로운 챕터였습니다.



    그리고 제5장 '럭키 스크라이크'에서 결국 정우성이 호구의 반란을 일으키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마무리는 제6장에서 이뤄지는데 모든 떡밥과 복선, 그간 스크린에서 스쳐 지나갔던 모든 정보들이 하나로 모여 풀리게 되는데요, 이야기가 비로소 제일 처음 의문의 돈가방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 행방에 대해 본격적으로 그려나갑니다.


    깔끔한 마무리가 개운함 보단 좀 꿀꿀한 뒷맛도 남겨주는 희한한 경험을 했는데, 이건 작품이 잘못만들어져서라기 보단 작중 인물들의 행위와 아마도 돈 앞의 추악한 인간성이 적나라하게 보여져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영화는 일본 소설을 기반으로 하지만 결말, 인물들, 성격 등엔 큰 가공이 이뤄져 원작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구성으로 완성도를 높였고 배우들의 열정과 연기도 매우 좋은데, 이런 영화가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운 사투를 하고 있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손익분기점이 약 250만 명인데, 개봉후 1-2위를 달렸음에도 지금 50만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정말 처참한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 내용도, 구성도 정말 볼만한 영화였는데, 청불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손익분기는 충분히 넘었을 영화라고 생각돼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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