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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캣츠, 불편한 골짜기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Review/미디어 2019. 12. 25.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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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망스런 냥이들과 함께 떠나는 미지로의 여행!

    그리고 안일한 기획의 참상

    TMI는 작품을 망칠 수 있다!



    (스포일러 없어요)


    거의 융단 폭격을 받고 있는 뮤지컬 영화 '캣츠'.


    네 저는 이번 영화를 정말 잘 봤어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음악과 댄스, 그리고 배우들의 준수한 노래 실력이었어요 - 여기까지 쓰면 뮤지컬이라는 장르로선 성공한 걸로 보이는데... 문제는 여기에 있지않고 다른 요인에 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뮤지컬 원작을 존중하는, 그러면서 난해한 이야기 이해를 돕기위한 추가 구성과 여러 영화적 장치를 동원해 이야기를 매끄럽게 마무리한 점은 유명 원작 뮤지컬의 영화화 사례중 정말 모범적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원래 원작도 고양이처럼 분장하고 행동도 고양이처럼 하고 춤의 많은 부분과 몸짓이 고양이 같으니까요 - 한편으로 보면 세팅부터 분장 행동 특수효과 등이 모두 이를 재현해 위해 동원된 거라 볼 수 있겠어요.


    문제는 이런 고집과 철학이 너무 깊게간 나머지 안그래도 될 부분들까지 파고 들면서 불쾌한 골짜기 효과부터 호러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랄까요? 개인적으론 선을 넘었다고 봅니다.






    길고양이들의 길거리에서의 척박한 삶, 지저분한 거리와 고양이들, 주변 불쾌한 벌레들 등 필요 이상으로 너무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무슨 집착? 재현에 고집 부리듯 아주 집요하게 세심하게 한끝한끝 그려넣습니다(...) 즐거우라고 만든 작품이, 그 어떤 뮤지컬보다 춤과 동화적 분위기가 넘치는 작품이 한순간에 그로테스크하고 어두운 씬으로 둔갑합니다, 그런데 등장 인물들은, 아니 냥이들은 인면묘 차림을 하고서 귀여운 몸짓을 하고 다닙니다; 이 괴리감은 정말..; ㄷㄷ




    (캣츠 뮤지컬 공연 中. 모든 배우가 본인 취향에 맞춰 고양이 분장을 하고 공연을 합니다.)


    저는 이 캐릭터들엔 큰 거부감이 없었어요, 멀리서 봐서 그랬던 점도 있었고 또 애초에 뮤지컬 공연도 그러니 그 연장선상이라고 느껴졌달까요?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고.. 그 후부터 시종일관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ㅜㅜ 바로 생쥐와 벌레 묘사씬이었어요... 고양이를 의인화했다고 꼭 벌레나 쥐까지 의인화할 필요가 있었는지 ㅜㅜ 뮤지컬 원작에서도 희화화돼서 나온다지만 이럴 정도로 불쾌하게 만들진 않았는데....... 음... ㅜㅜ 이거 꼭 그래야했나요 감독님?? 아니, 제작사 투자자들은 이 괴리감을 한 사람도, 단 한 사람도 지적을 안했나요?? ㄷㄷ


    그리고 후처리가 많이 어색하고 티가 나는 편이예요, '백두산'도 그렇고 왜 이렇게 서둘러서 더 좋아질 수 있는데 단점을 남기는지 모르겠네요, 바닥에 떠 있는 댄서들 발이라던가 블러처리가 엉성해 배우들 모습과 배경이 분리돼 보인다던가.. 한두군데가 아니었어요. 긴 시간이 아니었더라도 좀 더 완벽을 가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뭐 이런 점 포함 배우들 외관 이유로 혹평을 받고 있어서 충분히 놀라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한편으론 이런 다크한 환경(스테이지) 묘사가 저 고양이들의 각박하고 고생스런 현실 세계를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되기에 처절한 'Memory'가 더 아름답고 눈물나게 한다고 생각 들고요..



    저 무대 위 고양이들같이 고통을 벗어나고파 메시아를 기다리는, 기적을 기다리며 새 삶을 바라는,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는 제대로 어른판 '캣츠'랄까요. 어찌보면 한편의 천방지축 동화를 두고서 '레 미제라블' 식 감성을 설파하려는 제작진 의도 같은게 느껴졌는데, 이게 감독 의견인지 제작진 의도인지 실무 임원진 입김인지 심히 궁금해집니다;



    안무와 코스튬, 무대 묘사는 좋았고 특히 음악과 춤은 본래도 춤은 이 작품이 갖는 의미 자체가 특별하기에 영화도 훌륭하고 노래 실력도 지금까지 원작을 가진 작품중에선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시종일관 성-스루식으로 진행하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감독의 전작 '레 미제라블' 처럼 공연물의 이해하기 좀 어려운 스토리 진행을 알기 쉽게 풀어 연출한 점도 정말 마음에 들었구요.



    아 그리고 배우들 동작 하나하나가 넘 섬세해서 고양이 덕후라면 정말 공감할 냥성(...)과 알다가도 모를 냥이들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의인화해서 보여주고 있고 특수효과가 덜 불쾌할 만큼만 적용됐더라면 무대버전 만큼 열정 가득하고 재밌는 모습 볼 수 있었을거라 생각했어요.


    냥이들이 계속 울부짖는 선택받은 고양이인 '젤리클 캣'은 사실 'Dear-Little Cat' 발음에서 파생된 재치있는 말이라고 하죠, 사랑이 한가득 담긴 말같아서 저는 좋아하는 단어예요 ㅎㅎㅎ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추가로 작업한 곡 '뷰티풀 고스트(Beautiful Ghosts)'는 작품내 위화감 없이 잘 녹아 들어있고 마지막의 고양이 찬가 합창은 정말 뮤지컬 한 편 본거같은 감동을 줘서 ㅜㅜ 인면묘의 압박을 견딜 수 있고 정말 뮤지컬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한번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결국 초반 압박을 견디고 익숙해지면 남은건 노래와 춤과 뵈우들의 진솔한 열정이라 정말 뮤지컬 매니아들에겐 연말연시 선물 같기도 한 작품이라고 생각돼요.


    극장은 스크린 큰 극장보단 사운드, 특히 저음이 충실하게 재생되는 곳을 꼭 찾으시길 바래요, 개인적으론 MX관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합니다.



    원작은 T. S. 엘리엇의 연작시이자 우화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이며 1981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연출가 트레버 넌이 스테이지에 올리며 지금은 (국내에서) 4대 뮤지컬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이걸로 '미스 사이공'을 제외한 세작품이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캣츠) 모두 영화화 됐네요.


    셋 중에선 그래도 전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미스 사이공' 만큼은 상업적인 이유가 우선시 되기보단 내용에 보다 충실한... 네임밸류에 걸맞는 작품으로 꼭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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