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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뭄바이, 강렬한 인상, 인간성이 강조된 스릴러
    Review/미디어 2019. 5. 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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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있어요)


    ... 슬픈 역사를 두고 강렬하다고 표현하기엔 정말 찝찝하고 안타깝고 슬프지만 ㅜㅜ 참... 뭐라 해야 할까요, 누구 탓을 해야할지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였어요.


    호주에서 제작된 영화라고 하는데 제작진이 '시카리오'랑 '존 윅' 시리즈를 담당했던 팀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정말 압박감과 긴장감, 분위기가 장난이 아닙니다;ㅁ;



    뭄바이는 인디아의 최대 도시이며 (인구가 서울시 보다도 많아요, 면적도 서울특별시랑 크게 차이가 안나구요) 광관지 명소이기도 합니다. 영국인들은 이곳을 봄베이(Bombay)라고 부르곤 했는데.. 1995년 이후 뭄바이(Mumbai)라고 이름을 바꿨음에도 실제 봄베이가 더 익히 알려진 편이라고 하죠. 


    영화는 2008년 있었던 연쇄 테러 (10인조 파키스탄 테러집단이었죠, 이름은 '라쉬카르 에 타이바'라고 '순수한 자의 군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주동자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살아있는듯 해요. 특히 호텔 타지에 갇힌 투숙객들과 이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스태프들이 고군분투한 실제 상황에 초첨을 맞춰 진행하고 있어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으며 약 550명의 사상자를 낸 (이 중 200명 가까이가 사망했다고 해요...) 무차별 살상극이었습니다 ㅜㅜ 주요 배경인 호텔 타지는 타지마할 팰리스호텔이라고도 하며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호화 호텔입니다. 실제 테러 후 복구에만 20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해요.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 단순히 종교 문제 이전에 부자/가진자/서구에 대한 무조건 적인 적개심, 부를 누리는 자들에에 대한 증오를 무차별적으로 일반인들에게 퍼붓는 장면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니까 테러라고 하겠지만 그 근원을 따져가면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봐야 할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영화는 이런 점들을 강조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테러를 퍼 부어야 하는 자들과 그 테러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자들의 사투, 그리고 무능력한 공권력 (인도가 무슨 후진국이니 무능력하다는게 아니라.. 정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비리가 분명 있을 거란게 눈에 보여서...) 대처 등을 조명합니다, 하나같이 갑갑하고 슬픈 드라마였어요. 실상은 스릴러지만 저에겐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한편으론 만약 저들이 작정하고 사전 계획도 더 치밀히하고 공격도 산발적이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커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있으면 안될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테러가 발생했다면 우리는 어찌 대처할지 이유 모를 걱정과 아직 이런 테러가 없었던 것에 새삼 감사하고 저 희생자들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완전 반대되는 가치관을 가진 테러범들... 저들은 인간이 아니니 짐승이니 죽여도 되지만 돼지고기는 신성하기에 신이 용서하지 않을 거라며 겁을 먹는... 보다보면 인간이 종교를 위해 사는건지 종교가 올바름을 인간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존재하는건지 혼란이 옵니다.


    종교가 사람을 교화하고 신의 가르침, 올바름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종교를 앞세워 사람을 현혹시키는, 그것도 비겁하게 뒤에 숨어 앳된 젊은이들을 (젊은이도 아니고 애예요 애.. ㅜㅜ) 의미없는 사지로, 업보의 구렁텅이로 사탕발린 말로 밀어 넣는게 정말 악랄해 보였고 슬펐습니다. 그리고 장소와 시간, 규모만 다를 뿐,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더욱 슬펐달까요.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연출도 좋았고 무엇보다 텐션을 제어하는 연출, 그리고 스릴러물에서 종종 보이는 그 뭐랄까요, 하지말라면 꼭 하는 그런 행동들, 발암유발 캐릭 등 뻔한 클리셰가 별로 없어서 더 긴장감 넘치는 영화가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나자닌 보니아니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나자닌 보니아디(Nazanin Boniadi), 그녀는 2016년 '벤허'에서 벤허의 아내 에스더 역을 맡았었고 2008년엔 '아이언맨'에서 굴미라 마을이 공격받는 걸 소개하는 TV 중동계 기자역으로 단역 출연한 적이 있어요.



    이번 '호텔 뭄바이'에서는 한 아이의 어머니 자흐라 역을 맡았는데 아기를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씬이 정말 처절하고 용감하고 강인했어요, 앞으로 스크린에서도 자주 봤으면 참 좋겠어요. +_+


    영화 끝나고 이 테러 실화에 대한 설명을 조금 해 주는데.. 꼭 보고 가시면 좋겠어요 - 엔딩 롤 흐르면서 바로 나오니까 그 자리에서 보시면 됩니당, 실제 저런 테러가 발생하고 내가 저 속에 있다면 과연 어떨지.. 발이나 까딱할 수 있을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뛰쳐 나갈 수 있을지, 남을 위해 희생할 마음을 먹을 수 있을지, 정말 지켜보면서 모두가 의인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현장을 지나친 강조, 효과 없이 덤덤하게 잘 묘사해서 영화가 더 깔끔하고 친밀하고 울림이 컷던 것 같아요, 이런 연출 참 좋네요!



    이 작품이 또 마음에 들었던건 바로 생명의 가치와 존중을 (심지어 인도는 여전히 계급차별이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영화 곳곳에 심어놨다는 점인데요(계급과 인종, 고용주/고용인 등 상하관계 상관 없이), 테러를 자행하는 자들과 완전 반대되는 가치를, 특히 같은 이슬람교인과의 대립으로도 이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보는 내내 생명, 살아있음 그 자체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여기 작품은 아기가 자주 나옵니다 - 희망을 상징하겠지만 동시에 이런 상황에선 절망에 가깝기도 한.. 무시무시한 존재죠 ㅎㅎ 아기에 크게 의미를 두진 않아 보여도 인간성과 희망, 지키겠다는 의지를 상징하고 있어서 보는 내내 의외로 따스하게 다가왔어요.


    정리하면 있는 그대로 테러 스릴러로 봐도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을 영화이고, 참극 10년째인 올해 이 테러의 슬픔을 같이 나누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봐도 의미 있을 영화라고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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