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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날Review/미디어 2019. 4. 8. 19:56반응형
(스포일러 없어요)
참 역설적이예요, 원래는 축하하기 위해 있는 날임에도 누군가에겐 그저 그립고 그립고 또 그리움만 남기는... 같은 사랑하는 마음일텐데 애타는 마음만 남는 날이기도 하니까요. 네 영화 '생일'에서의 생일의 의미입니다.
영화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 저는 이것도 모른 채 영화를 봤더랬습니다, 원래 ㅎㅎ 예고편이나 사전 정보 없이 곧잘 들이대는 편이라 보면서 사실 좀 놀랐습니다, 이거 위험하지 않을까? 쓸데 없이 내용을 뒷전인 채 '또 세월호야?' 이런 뭐랄까... 프로파간다 내지는 본질의 아픔은 잊고 정치 싸움에 휘말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영화는 진심이 없는 보상 논의, 유가족을 제치고 이뤄진 일방적인 행정처리, 보상을 두고 그 진의에의 설전 등 현재 진행형인 남은 이들의 고통과 정상적이지 않고 파탄난 모습을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그러나 철저하게 정치적인 논란거리나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는 배제하고 있습니다.
한창 나이에 - 사실 꿈도 많은 10대 청소년이지만 우리나라는 학업에 갖혀 있는 나이대이기도 하죠 - 세상을 떠야 했던 안타까운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너덜너덜한 세상과의 싸움을 (다툼이나 그런게 아니고 아둥바둥하는 거죠... 잊으려고 하던 그 아픔을 안고 살아가려 하던... 정말 안타까워요 ㅜㅜ) 가감없이 솔직하게 보여 줍니다.
정말 우리 가족이, 내 동생, 자식, 오빠가 저렇게 됐다면... 지금 난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보는 내내 그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그 자식을 잊지 못하는 부모님들.. 엄마... 개인적으로 '밀양'에서 전도연을 보고 그런 쓰라림을 느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네요 ㅜㅜ
세월호 사태는 단지 사람이 많이 죽어 큰 사건이 아닌, 그 후유증과 사회와 사람 마음에 남긴 상흔이 치유하기 너무 어려운... 돈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매우 크기에 큰 사건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점들을 빼고서도요.
전도연도, '우상'에서의 설경구도, 연기력은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전 주연도 좋았지만 누구보다 주변 유가족들과 남은 친구들을 연기한 이들의 마음이 정말 많이 와 닿았어요.. 단순히 슬프다가 아니라 있던 사람이 없을때의 그 빈자리, 그 공백, 집착과 현실도피와 부정, 사회 관계와 가족간의 단절 등.. 이거 누가 책임질 건가요?
영화는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진 않아요, 교화하는 내용도 아니구요, 단지 아픔.. 그걸 나누고 보편적 공감을 바라는, 그걸 통해 다시 같은 비극을 되플이 하진 말자는 그런 작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가족이 있었고 그 가정이 파탄나고, 유대로 인해 다시금 상처가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은 치유가 되는 느낌도 받았지만 잃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죠, 정말 완연한 치유가 될까요?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저도 다시 한번 죄송하고.. 자격 없지만 힘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단지 한 사람이 아닌 사회에의 상흔이었음을 다시금 알게 해줘서 감독과 제작진들에게도, 그리고 실제 유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년이 됩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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