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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작품으로 말하고 싶은건 뭐였을까?Review/미디어 2019. 3. 23. 08:33반응형
(스포일러 없어요)
'한공주'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배우 천우희. 그녀가 이번에 출연한 영화는 '우상'으로 한석규와 설경규 등 내로라하는 연기인들과 다시 호흡을 맞춥니다.
개인적으로는 설경구의 연기를 가장 마음 아프게 봤으나 끝까지 인상에 남는건 의외로 천우희가 분한 련화의 거칠고 악다구니 바친 모습이네요.
한편 영화는 뭐랄까... 정말 불쾌한 감정의 영화였어요, 예전에 '아수라'를 보던 그런 어둡고 불쾌했던 기억이 도드라집니다.
피라던지 고어 씬이 낭자해서라기 보다, 단순히 영화가 불친절해서라기 보다도.. 정말이지 공감가는 부분이 거의 없었어요 ㅜㅜ 영화는 관객들과 교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그 점에 크게 연연하지도 않고 반대로 영화 성향이 그랬다면 불친절함 속에서 화살촉같은 뚫고 지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할텐데 저로선 이걸 찾진 못했네요.
뭐 꼭 영화를 억지로 느껴가며 볼 필요는 없겠지만 동기, 생각, 행동, 이야기를 이어감에 필요한 여러 감정선들이 억지같이 느껴졌어요;
설경구의 아버지 역과 그 아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그 모습, 그거는 정말 소름돋게 잘 연기하신 것 같아요! 애매하게 붕 떠버린 캐릭터는 역시 이야기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인 한석규의 구명회였다고 느꼈어요. 붕 떴다해도 그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만큼 부족하진 않았지만.. 스토리 자체가 저에겐 공감하기 어려운 면들이 많아서... ㅜㅜ
각각 계층의 치부랄까, 내면의 추악함을 계속 들춰내는데 이게 마치 현대인들에 대한 비판 내지는 조소로 다가오는데.. 우리가 정말 좇아야 할 내면의 가치는 뒤로 한 채 겉모습에 현혹돼 그를 탐하고 추구한다...그리고 앞세운다는 의미에서 우상, IDOL이라는 제목이 붙은게 아닐까 생각했네요.
천우희 배우분은 어느 인터뷰에서 젊은 측은 어떤 뉘앙스나 느낌만으로 따라갈 수 있을거다라고 했는데... 젊고 나이들고를 떠나 그냥 스토리 진행이 너무 허술하달까요? 개연성은 주는 것 같은데 그게 옅어서 잘 쫒아가야 하고 단순히 뉘앙스로 이야기 흐름을 파고 들라니... 제가 이런 스타일과 맞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아, 그리고 진행이 너무 루스해서 (이거 이 감독님 특성일까요?) 중간 지루하다고 느낀 지점이 꽤 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복선을 여기저기 많이 까는 것도 아니여서 필요 이상 러닝타임이 길었던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감독의 염세적인 취향과 그를 화면으로 옮기는데 노력한 점들은 인정할 만한데 저에겐 '한공주'가 더 나아 보였네요 (실은 '한공주'도 저는 난해하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ㅜㅜ 제가 이수진 감독님과 잘 맞지 않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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