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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거, 고아성의 마음이 와 닿다..Review/미디어 2019. 3. 8. 19:09반응형
'항거: 유관순 이야기'.
내용과 구성은 나름 괜찮은데 연출과 진행 흐름의 완급조절이 약해요. 그래서 영화 자체에 대해 평을 한다면 지루하다는 인상을 받기 딱 좋은 영화였어요.
주 배경은 서대문 형무소의 여옥사 8호실이고 스크린도 거의 여기서 벗어나질 않아요. 내용과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좋은데 극적인 요소가 거의 없는데다 이미 그 끝도 알고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거기에 더해 일차원적인 연출이 흥미연에서 다 까먹는다는 느낌입니다, 감정에 어필하는 것도 아니고 드라이하게 거침없이 가는것도 아니고 어중간한 진행과 전적으로 배우의 카리스마에 매달리는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이 영화는 다큐 느낌이 나는 영화입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와 있음직한 허구로 구성된 일종의 유관순의 전기 영화인데 그 느낌은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보는듯한 느낌이 있어서 시간 흐름도, 내용도 거의 알 법한 혹은 예상 가능한 내용들이 나와요 - 여기서 이 영화의 약점이 드러나는데.. 너무나 단순한 서사 구성에, 특정 이벤트 없는 단순한 진행, 그에비해 다소 긴 러닝타임...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또 망할 영화라고 할 만큼 엉터리는 아닌 느낌이라... (적어도 완성도 면에선 '귀향'보단 나았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어차피 허구를 담아낼거라면 시나리오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마치 3.1운동 100주년 기념 영상물을 본 것 같은 느낌만 들어서 그게 저는 최대 불만점인듯 합니다.
영화 색채, 흑백영상 처리, 분위기, 카메라 웍스 등등 무난하고 튀지는 않았지만 유관순 열사가 느꼈을 법한 심리 묘사나 그 연출에는 고아성의 연기와 눈빛에 비해 부족함이 많이 보였어요, 이건 꼭 고문씬이나 그녀가 겪었을 아픔을 더 적극적으로 묘사하거나 카메라에 담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닌데.. 고아성의 연기랑 주변 상황과 인물들의 마음? 연출이 왠지모르게 따로 노는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주변인 연기가 조금 애매했고, 특히 어색한 일본어 발음이 계속 거슬렸습니다 ㅜㅜ
뭔가 쓰고보니 단점만 쓰는거 같은데; 사실 고아성 배우분의 인터뷰를 보면 그녀가 연기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화가 그 아우라를 온전히 담아내질 못한 것 같아 그게 내심 아쉽달까요?
그리고 보며 또 놀란게 유관순 열사 뿐 아니라 다른 덜 알려진 독립운동에 참여한 여러 여성분들도 조명해준게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매우 진솔한 영화입니다. 페미니즘을 부르짖는 영화는 전혀 아니지만 실제 우먼 파워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구요. 혐오의 감정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흑백임에도 빨갛게 닳아오르는 내면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출옥 이틀을 남겨두고 돌아가신 유관순 열사. 이 영화는 영화로 보기보단 일종의 헌정사라고 봐도 좋을 법한 영화입니다, 안타까운건 고아성의 유관순 외엔 남는게 거의 없는 것 같아.. 추후 조민호 감독께서 다른 영화를 만드실때 기획이나 시나리오에 좀 더 고민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설민석 선생님 아름다운 청춘, 유관순 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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