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통신가격 하락중, 우리나라는?

음.. 사악하기로 소문난 미국 이통사들도 가격경쟁에 나서면서 통신요금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 美 이동통신요금 역대최대 13%↓..'무제한 요금제' 경쟁 때문

요금 하락 원인의 발단이 된 건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지난 2월에 시행한 무제한 요금제였지만, 이번엔 이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고자 시장 1,2위 이통사인 AT&T와 버라이즌도 여기에 동참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실은 그 전에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했고, 스마트폰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80%에 달하며, 많은 사용자가 이미 여러 기기를 사용중이면서 교체기간도 길어지고 있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시장 동력원이 약해지고는 있는데 경쟁상대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치고 오니 고객이 빠져나가게 되고, 이런 상황이라 고객 추가 이탈을 막기위해 AT&T와 버라이즌이 지난 2010년, 2011년 각각 폐지했던 무제한 요금제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오면서 재경쟁에 돌입한 셈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미래부의 2017년 1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회선 수가 약 6천 1백만, 이 중 스마트폰 가입 수는 약 4천 6백만이라고 하는데 당시 주민등록 총 인구수는 약 5천 1백만 정도라고 합니다 - 중복회선 수가 1천만 건 정도 되는데, 단순히 인구수 대비 스마트폰 회선수를 이용자 수로 본다면 약 90%의 인구가 스마트 기기류를 이용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리포트 : 2012-2017 스마트폰 사용과 포켓몬고 게임 경험에 대한 조사 한국갤럽

기사 :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70% 육박… 세계1위 한국은 몇%?

...특히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돼 제조사 간 제품력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교체 수요를 잡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교체 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기존 단말과 비교해 뚜렷한 차이점이 없다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에 우리나라에서도 기기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의 이통사도 미국의 이통사들과 비슷한 고민을 해야만 할 것인데요, 우리와 다르게 기업들이 (살기위해) 스스로 가격조정을 해 가고 있다는 점이겠죠? 담합이 아닌 자율 경쟁에 의한 긍정적인 효과인데, 담합과 비슷한 상황인 우리나라의 경우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합니다.

물론 이들 미국회사들도 소비자 이익 차원에서 이같은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 지금의 위치를 유지 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 매출 증가율 추세를 보면 작년 대비 1% 상승이라는 점만 봐도 이익이 크게 줄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죠, 그 와중에 고객까지 빼앗기게 생겼으니 (공격하는 쪽은 지출해가며 고객을 뺏어오는 입장이겠죠?)... 소비자는 이익이나 나름 몸부림 치고 있다고 봐야하겠죠, 그래도 이들이 지금까지 벌어온 걸로 보면 이젠 좀 내려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10년 전에 비해 가구 당 통신요금 상승 분이 77%에 달한답니다 ㄷㄷ).

이렇다보니 이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찾아 나서느라 분주하다고 하네요 - 최근 버라이즌은 야후와 AOL을 인수합병했고, 2위 사업자인 AT&T도 타임워너를 인수하려 시도하고 있는 등, 통신 말고 콘텐츠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죠.

3,4위 사업자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아예 서로 합병을 재논의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새 사업분야 보단 몸집을 불려 제대로 싸워보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듯 합니다.

기사 : T-모바일ㆍ스프린트 합병 논의 재개 될 듯

지금이야 1~4위 이통사간 요금 차이와 점유율 차이가 있어서 싸움이 되겠지만 만약 이 합병이 허가가 난다면 요금인하 경쟁 보단 우리나라처럼 현상 유지 하면서 슬슬 또 담합하거나 그럴지 모르죠. 그래서 이 합병 허가엔 부정적인 기류가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나라엔 언제 이런 경쟁체제가 성립될까요 ㅜㅜ 그저 부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