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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거나 이미 알거나 전설 그 자체! 더 퍼스트 슬램덩크Review/미디어 2023. 1. 11. 07:22반응형
(원작 스포일러 있어요)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 만화 슬램덩크의 새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dunk)'가 1월 4일 전국 개봉했습니다! 이번 신극장판은 기존 애니메이션 작품들과 다르게 원작자인 이노우에 선생님이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았는데요.. 그래서그런지 원작 만화의 느낌이 더욱 그립고 반가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거칠고 방황하던 열혈 불량아 강백호죠 -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던 그가 4여 개월간 고생하며 진정한 농구 스포츠맨으로 성장하는 성장만화인데 이번 애니메이션은 특이하게 그에게 포커스를 맞추지않고 북산팀의 포인트가드인 송태섭에 초점을 맞춰 이미 결말이 난 이야기를 새롭게 꾸려 갑니다.
사실 결말부만 떼어놓고 보면 초점이 강백호가 됐던 송태섭이 됐던 결말 내용은 같기 때문에 원작을 아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 자체 매력이 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TV애니메이션과(총 101화) 영화판 기준으로는 막판 챕터인 전국대회(인터하이) 부분이 애니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 내용 자체는 새 내용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성우 교체 논란이라던가, 기존 애니메이션 시리즈와의 관계, 새로 추가/변경되는 설정 충돌 등 이슈에 대해선 이 포스팅에선 다루지 않을 예정입니다.
포인트 가드인 송태섭이 원작 기준으로 설명이 덜 된것 같은 부분도 있었고, 분명 팀에 기여한것도 크고 맞선 상대들 모두 거물급이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아쉬움이 있던 캐릭터였는데 (사실 강백호 시점에서 할 이야기도 많았기에 할애할 페이지/내용/개연성이 부족했을 법 합니다), 그와 관련된 부분들을 대폭 정리하고 꾸려넣어 매력적으로 다듬은 작품이 되었는데요..
연재 종료 후 단편으로 발표한 에피소드 작품 '피어스'에서 다룬 과거사를 기반으로 새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슬램덩크 1990~1996년, 피어스 1998년).
이번 극장판 작품은 전국대회(인터하이)에서 북산이 맞섰던 최강 산왕전만 다룹니다, 32강전이죠, 덕분에 슬램덩크를 처음 접한다면 느닷없이 클라이맥스를 보게 되는 셈이지만 그만큼 치열하고 격렬한 부분을 2시간 동안 보게되니 팬으로선 제일 격렬했던 최종장이자 한번도 애니화가 되지 않았던 내용을 처음 보게 되는 거라 "뭐가 됐든 슬램덩크" 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콘텐츠가 아닐까 합니다.
펜 그림이 연상되는 스타일 - 그야말로 만화책에서 그림이 튀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물씬 받으실 거예요 - 특히 수작업 터치와(2D 터치) 디지털 터치, 3D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움직임과 배경 처리, 종이 질감을 연상케 하는 따스한 색감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팅 효과가 최근 일본/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쨍한(?) 화면의 디지털 느낌이 나지않고 여기에 실제 선수들의 모션 캡처까지 적용해 더 독특하고 3D 만화같은 느낌을 물씬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했다는데 운동선수들의 움직임을 캡처한 후 이를 기반으로 3D CG 처리해 정말 만화책에서 튀어나와 움직이는 것 같은 감성을 줍니다.
일러스트 느낌의 굵은 선, 섬세한 데싱 느낌의 선, 실제 농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묘사한 모션, 그리고 CG로는 완벽히 표현 불가능한 섬세한 순간 불규칙한 움직임을 애니메이터들이 감수해 가며 충실히 구현한 점 등, 프레임이 특히 높은 편도 아닌데다 그래픽이 최고도 아니지만 이 작화풍에서 오는 다이나믹한 움직임의 쾌감과 감동이 내용과 잘 어우러지면서 큰 감동을 준다고나 할까요?
그간 TV 및 영화화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의 작화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사실화풍 작화 (+ 자연스러운 움직임)에서 오는 괴리감이 꽤나 크게 다가 옵니다 :
그리고 이번 작품의 작화에서 정지 화상을 길게 늘리는 연출/효과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서 2시간 내내 격렬한 (더불어 뛰어난 완급조절까지!) 모션의 향연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구작에서 많이 사용된 아래 같은 동화 스타일이 (정지화상을 롱테이크로 잡는) 부각되는 일이 거의 없다고나 할까요 :
특히 압권이었던 부분은 경기장과 더불어 압도적인 긴장감으로 침묵이 흘렀던 마지막 1~2분 경기 장면이었는데, 소리가 없다는게 이렇게 무서운지 '콰이어트 플레이스' 이래 다시금 느꼈네요! +_+ 이 부분은 큰 화면과 더불어 공소리 같은 섬세함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상영관에서 꼭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호불호가 갈릴 부분도 존재 합니다 - 애니메이션 기준 자주 등장한 개그씬이라던지 (SD형태의 캐릭터로 묘사하는 것 포함), 특히 강백호의 개그가 크게.. 아주 크게 줄어서 작품 자체가 무거운? 느낌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진행 중간중간 템포가 끊기는데, 이 공간에 송태섭의 서사가 몇차례 나뉘어 들어가게 됩니다. 덕분에 격렬한 경기 진행 와중에 급 분위기가 전환되며 감정도 다운/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게 흐름을 끊다보니 이어지는 다음 경기 장면에 또 몰두하기 애매해지거나, 다소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N차 관람시엔 적응이 돼 나름 더 좋게 다가올 듯 합니다만 첫 관람시엔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상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중간중간 이런 일본 영화 특유의 고요한/서정적인 정서가 담긴 장면들이 들어가는데.. 결코 짧은 씬들이 아니기에 이런 감정선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외려 경기 관람에 방해 받았다고 느끼실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슬램덩크가 처음 세상에 나온지 30년 가까이 된 지금 이 작품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기도 하면서 (그래서 퍼스트 슬램덩크라고 하네요), 더불어 새 슬램덩크의 첫 출발을 알린다는 의미도 되는 중의적인 의미의 제목 The First Slam Dunk. 이 작품의 성공이 과연 더 세컨드로 이어질지, 그냥 더 퍼스트만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을지 추후가 기대 됩니다.추가로 슬램덩크를 모르시는 분, 극장판을 보시고 개요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 하시면 도움되실 거예요. :)
사이트 : 8분만에 다 보는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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