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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나는 사랑했다..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Review/미디어 2019. 11. 22. 17:07반응형
당신을 떠올리면...내 마음은 언제나 여름입니다.
일생동안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애절한 사랑의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
(스포일러 없어요)
1969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예쁘고 가슴아린 사랑 이야기... 2006년도 작 '그 해 여름' 입니다. 개봉 당시엔 큰 주목을 못 받고 30만 정도로 마감한 영화인데 여러 뮤직 비디오에 클립으로 사용되면서 (팬들 작품이죠) 뒤늦게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조근식 감독은 '워너 비', '품행제로' 같은 작품에서 개성있는 작품성을 보여주곤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드러나는 복고풍 분위기는 매우 정적이고 부드러우나 내용은 정말 가슴 아프고 전혀 포근하지 않은... ㅜㅜ 화면에서 보여지는 예쁜 색감과 부드러움과는 너무나 대비돼 더 감정이 고조됐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한 쌍의 어느 젊은이들이 한 여름 날에 마주한 설레이는 첫사랑 이야기예요 - 수애의 순수함? 풋풋함이 너무 예쁘게 다가왔던 영화인데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또 좋았더랬어요.
이병헌은 장난기 가득한, 현실에서 하나 둘 있을 법한 현실감 떨어지는 철부지? 대학생을 맡아 열연했는데, 이것도 의외로 재미나네요? 이병헌은 성장하는 캐릭터로, 수애는 처음부터 생활력 강한, 어찌보면 완성형 캐릭터로 나오는데 둘의 캐릭터성 대비가 재미있어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기본적으로는 서정적인 작품인데 당시 시대상과 어울어져 결코 잘 흘러가지만은 않은 나름 반전이 존재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유해진, 오달수, 이혜은 등 주연 못지않은 굴직한 조연부터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 수아와 이병헌은, 정말 연기 자체로는 어디 하나 부족할 것 없는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1시간 전후로 영화의 분위기가 완전 반전되는.. 영화인데 넉살 좋고 장난기 많은 연기를 펼친 이병헌은 정말.. 사실 이 영화는 이병헌이 살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영화 내 지배력이 대단합니다!
풋풋한 초반 내용과 대비되는 후반은 정말 시대도 격동기였지만 당시 무자비하고 거친 군정권들의 폐해, 연좌제의 폐해,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인권을 유린하는 잔혹함... 저는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ㅜㅜ 사랑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그 시절, 그러나 자연은 어찌 그렇게 찬란하게 빛났는지, 젊은 청춘은 어쩌면 저리 아름답고 순수했는지... 많이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둘은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시대는 저 먼 달까지 넘어가 미지의 땅을 개척하며 극복 못 할게 없다며 인간의 세를 뽐내던 때였죠, 그게 정말 신호도 제대로 잡히지않던 흑백TV만큼이나 부질없어 보였달까요?
개인적으로는 중반 조금 지나서 나온 비오는 날의 대나무밭에서의 재회 씬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그녀를 잊지못해 다시 달려온 그의 모습에 달려든 수애의 풋풋함, 비오는 날 푸르른 자연, 너무나 이색적인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장면... 이 작품은 정말 비와 호수의 모습을 너무 아름답게 그린 것 같아요.
그저 이 둘의 애틋한 사랑이 저 아름답게 드리운 전경처럼 예쁘게 이루어졌더라면.. 그리고 영화 뿐 아니라 현실에서 여러 사유로 고통받고 있을 많은 이들의 사랑이 부디 고통없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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