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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표정연기는 아쉽지만 여전한 디즈니 매직!Review/미디어 2019. 8. 4. 03:11반응형
(스포일러 있어요... 라지만 스토리 부분은 이미 익히 알고계실 내용들이라 스포일러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네요)
이번 '라이온 킹' 실사영화에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씬의 리얼리즘과 원본 스토리를 따르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이건 한편으론 장점이지만 단점이될 수도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에겐 스토리를 이미 마치고 영화를 보는 셈이라 신선함 없이 재관람하는 느낌이 듯 수 있고 창의성과 독창성 손실로 단조로운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실제 이쪽 관련 불만족이랄까 호불호도 갈리고 있구요.. 비약하자면 올드팬들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팔이 같은?
이런 스타일의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그림이 아닌 진짜 같은 동물들을 이야기 속에서 만나볼 수 있고 고해상도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해요 - 만화가 아닌 실사로 그 이야기, 그 음악,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원작 애니메이션에서의 'Circle of Life' 오프닝 시퀀스)
아 참, 이 영화는 실사 영화라고 하지만 엄밀히는 딱 한 씬을 제외하고 전체가 CG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 그 하나가 '서클 오브 라이프' 오프닝 곡의 제일 첫 장면으로 사바나 대평원의 일출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노래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기에.. 정말 초반에 이 곡을 놓친 분은 영화의 절반을 놓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무게감과 주제 의식이 확실한 부분이라 꼭 놓치지 말고 보시길 권합니다. +_+
개인적으로는 이 'Circle of Life' 곡 중반 지나서 라피키가 아기 심바에게 축복? 내리는 그때 흐르는 팬파이프 소리가 94년 원작 애니메이션때 그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가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ㅜㅜ 어느 순간부터인지 그 대목에 흐르는 팬파이프 멜로디가 단순하게 바뀌어서 애니메이션이나 OST를 들을때 아쉬웠었는데 영화판 사운드트랙은 제일 처음때 그 멜로디가 그대로 흐르네요.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일 수 있지만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대자연과 날씨와 어울어진 풍경 그리고 그 다채로운 색감..! 그와 함께하는 엘튼 존과 한스 지머의 음악! 큰 스크린에서 볼수록 더 큰 감동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스 지머는 이번 '라이온 킹'의 스코어에 크게 손을 대진 않았어요, 노래들은 새로 추가된 곡과 리어레인지된 곡, 원곡과 결을 같이 하는 스타일 등, 최대한 애니메이션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리프레쉬시켜줘서 저는 정말 좋았고 한편으로 일관적인 스태프들의 의향과 노력이 엿보여서 이 또한 대만족이었어요.
스토리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같으나 상황 묘사와 대사, 번역이 미묘하게 달라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으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곡이 나오는 부분에서 마지막에 품바와 티몬이 부른 소절인 "in short, our pal is doomed"가 "쟤 [인생] 망했어" 이런 식으로 번역이돼 거슬렸네요 - 개인적으론 "우리 [우정]은 끝났어" 이게 더 어울렸을 듯 합니다.
맨 마지막에 원작의 엘튼 존이 불렀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이 듣고 싶었는데 ㅜㅜ 안나오더라구요... ㅜㅜ 그리고 원작의 많은 대사들도 빠졌습니다 - 간단하게 갓 성장한 심바가 홀로 아버지의 부재를 탓하는 대사라던가 ("항상 제 곁에 있으실거라고 했잖아요!"), 'Be Prepared' 노래가 함축되버린 점, 마지막 클라이맥스때 둘의 싸움도 크게 하이라이트하지 않은 점, 성장한 날라와의 두번째 재회가 (엉망이된 프라이드 랜드에서) 영화 상에서는 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 등이 있네요.
그리고 좀 놀란 장면인데 뺀게 이해가 안 간 장면으로 비비원숭이 라피키가 하는 대사인 "맞아 과거는 상처를 남기지, 근데 내가볼땐 두 길이 있어 - 도망치던지, 아니면 그걸 통해 배우던지 (past can hurt. but the way i see it, you can either run from it or learn from it.)" 이 대사가 통채로 사라지고 심바가 홀로 결심을 굳히고 왕의 책무를 스스로 이어받는 씬으로 묘사했더라구요.
또 흥미롭게 봤던 점은 무파사가 어린 심바를 두고 "빛이 닿는 모든 곳이 다 왕의 소유다" 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애니메이션에서와는 다르게 "소유하는게 아니고 책임지고 잘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왕의 책무다" 라고 말하는 대목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 왕이라면 '소유, 지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 대신 '선순환과 책임'에 더 의미를 둬서 심바가 그 깊은 뜻을 깨우쳐 가는데 큰 의의를 두었어요.
전체적으로 라피키의 묘사와 스카의 카리스마, 심바의 내면 갈등 묘사 연기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라피키 역도 많이 줄어든 편이라 이런 점을 지적하기도 애매한 편이네요. 자주도 미묘하게 아쉬움이 좀 있었는데... 이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차이, 그리고 원작과 이 실사가 너무나 같기 때문에 비교가 되기에 좀 더 마음에 걸린 걸지도 모르겠어요.
반면 날라의 활기찬 모습, 새로이 재해석된 하이에나 3인방이 (제대로 묘사한 것 같아 아주 좋았어요! 모계사회 하이에나 그룹을 이렇게 엮었네요, 멍청이 3인방에서 의미있는 캐릭터들로 변모한게 의미가 크고 좋았습니다!) 아주 좋았고 제대로 루저로 묘사된 스카도 아쉬움은 있지만 리얼리티면에선 더 납득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품바와 티몬도 등장이 짧아 그렇지 이들 역은 거진 원작 대로 살아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네요.
애니메이션의 강렬하고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과 캐릭터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연기가 실사화되면서 많이 사실화되고 제약을 가지면서 두 스타일이 크게 대비됩니다, 덕분에 호불호도 많이 갈리고 있구요. 만화같은 표정연기는 전혀 볼 수 없으며 덕분인지 익살스런 성우 연기도 얼굴 표정에는 드러니지 않으니 불편한 골짜기급은 아니지만 다소 괴이한 느낌을 받을 순 있겠어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논란이 됐었던 잔인한? 씬들은 많이 약해졌습니다 :
스카와 심바의 대결에서 스카가 무섭게 뛰어오르는 이 씬은 당시 상영시에도 무섭다고 논란이 됐었던 장면/표정인데 이런 모습은 모두 삭제되었고...
'Be Prepared' 노래도 재구성 및 크게 축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미친 웃음소리와 하이에나들의 나치경례도 사라졌네요.
이 영화를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을 안 본 분께 추천할 수 있을까요, 저는 원작대비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이 실사 영화도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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