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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랑, 김지운 감독의 과감함이 아쉬웠던 영화
    Review/미디어 2018. 8. 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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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와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따로 노는 서사..

    감독이 남기고자 한 건 무엇일까?



    (스포일러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는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 영화 '인랑'을 보고서 관람했다면 지금보단 좋은 반응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 그러자면 역시나 애니의 한계로 인한 이 영화의 대중성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겠죠? 그 만큼 이 영화는 원작과 매우 흡사한 감성과 핵심 이야기 틀, 더불어 원작의 단점들도 그대로 넘겨받은.. 애매한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새로운 근미래 배경에 맞춰 이야기도 아예 완전히 새로이 각색을 하던가, 원작에서 미묘했던 로맨스나 연출 부분들을 걷어내고 더 과감하게 포인트를 주던가, 영화는 새 세상에서 그려지는 흐름과 원작의 감성에는 충실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설펐던 흐름과 감정선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나쁘게 보면 비주얼만 근미래 디스토피아 & 원작의 그 분위기를 따왔을 뿐 이야기와 흐름, 로맨스 등은 전체적으로 답답한 느낌의... 이도저도 아닌 원작 되풀이 영화가 되었달까요?



    특히 영화판의 오리지널 엔딩은 원작과 비교해서 사족같은 느낌이었고 '인랑' 이라는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느껴졌으며, 우두머리를 끝까지 따르는 늑대의 습성을 대입해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끝이었습니다. 원작의 엔딩이 마음에 안 들 수 있는데 그런 분들은 영화판의 엔딩이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어요, 그만큼 영화와 원작은 정말.. (시대 배경만 달랐지)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사이로 느껴 집니다.



    원작 자체도 둘의 로맨스는 있었기에 영화는 어찌보면 이 점을 살린 감독판 엔딩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원작 자체도 로맨스가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다소 어설픈 느낌이었는데.. 이를 또 너무 안일하게 접근한 영화판의 감성, 그리고 한효주의 많이 아쉬웠던 연기가 하나로 버물어져 네거티브 감정을 많이 남긴 듯 합니다 - 너무 욕심이 과했달까요?



    원작의 드라이하고 잿빛 세상을 그리기엔 강동원의 인랑은 너무 물렀고, 꿈도 희망도 없는 로맨스를 그리기엔 둘의 연기력과 ㅜㅜ 감정선이 애매하고 애니 원작과 거의 같은 감정흐름을 타기엔 영화판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부분과 믹스가 안된다는 점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니 좀 더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들어요, 영화판만의 개성을 더 심고 과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아 또 아쉬웠던 장면이라면 영화 내에서 빨간 망토를 다룬 방식이었는데요... 늑대와 주인공, 그리고 시대의 피해자들을 이어주는 중요한 소재인데 공을 들인 티는 나는데.. 원작에서 만큼 인상이 남진 않았달까요? 이 동화를 통해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었을텐데 원작의 핵심을 크게 답습하면서도 이 부분은 다소 소홀했던 것 같아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판 '인랑'이 큰 혹평을 들을만큼 망한 영화였을까? 그건 또 아니라고 보여져요 - 주연 둘의 연기력 문제와 시나리오상 이 둘의 감정선 처리가 큰 문제라고는 하지만 비주얼과 시간대를 감안했을때 좀 올드해 보이는 액션(이건 원작을 그대로 반영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부터 10여 년 후 미래 세계인데 그냥 총을 갈기는 액션이라니...), 배경과 미술, 지하통로 같은 핵심 장소의 영화적 표현과 색감도 뛰어나고 집단 간의 정치싸움을 잘 풀어나간 연출과 전개 (원작보다 이야기 흐름을 이해하는데 더 쉬워요) 등 단순히 '우리네에 민감한 북한 소재니까 이해가 쉽지~' 라고만 치부하기엔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원작보다 나은 부분도 많습니다.



    주변 소품부터 디자인 포인트도 미래배경이지만 디스토피아 적인 세계관이다보니 레트로 요소와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 담고 있으며 감독의 연출도 섬세하고 세련되어 보입니다.. 만 그게 거의 전부라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잘 만들어진 영상미 좋고 볼만한 액션 영화이긴 한데, 스토리가 삐걱대고 대중성도 없는... 단지 우리에게 더 이해하기 쉽고 나름 친숙한 북한(과 통일) 이슈를 끌어는 왔지만 이게 대중성을 높이는데엔 역할을 아예 못했다고 볼 수 있겠죠.


    김지운 감독쪽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공개를 할 심산인 듯 한데요, 재편집을 통해 거의 새로운 영화로 만들겠다고 얼마 전 밝힌 바 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영화가 더 나은 서사구조를 가지게 된다면 지금처럼 어정쩡한 반응과 평가를 받지는 않게 될거라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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