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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순애(殉愛)와 가족애 사이Review/미디어 2018. 3. 25. 21:07반응형
(스포일러 없어요)
2004년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메이크가 14일 부터 상영시작 했죠!
첫사랑의 감성과 순애보(純愛譜), 그리고 비내리는 전경.. 일본판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 리메이크 같지만 살펴보니 세세한 부분에서 일색을 걷어내고 우리나라 정서에 맞추고 부족한 배역에 힘을 실어주는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느껴졌어요.
영화는 오리지널 일본판의 감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늘어질 만한 부분들을 오버하지 않는 선의 코믹씬과 경관으로 채워 한편으론 감정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스토리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의 이런저런 설정 변경이 있는데, 우리나라 현지 로케 변경을 포함 현지화의 일부분이라고 보심 되셔요!
(동화같은 느낌의 재회 씬, 그러나 아래쪽 우리나라 번안은... 마치 귀신을 만나는 것 같은? ㅎㅎㅎ)
남주가 갑자기 병을 얻게 되는 부분이나 그로 인해 어긋나기 시작하는 관계, 나비효과처럼 번져가는 이후 전개도 큰 차이 없이 원작의 그것과, 그리고 구성이 같아서 일본 원작에 만족하신 분이라면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들의 역할과 감정선은 더 격렬해져서 일본 특유의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걷히고 가족애가 한층 더 강조되면서 단순한 순애보가 아닌 가족 영화로도 추천할 만한 영화가 된 것 같아요.
중반까지 소지섭이 하드 캐리하는 부분은 코믹과 풋풋함이 묻어나고 그 감성을 촉촉히 적시는 장마비는 비가 싫은 사람이라도 '이 순간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미소를 드리우게 하지만.. 갈수록 드러나는 내막, 그리고 손예진 수아가 캐리하는 후반은 그쳐만 가는 그 비가 긴긴 장마처럼 더 오래가길 바라는... 아들과 같은 마음을 전해주면서 간절함과 슬픔을 더해 가게 됩니다.
소지섭이 연기를 안해도 이맘때면 이미 비가 극 후반의 감성을 캐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의 연출이 부족하게 다가온게 아쉽다면 아쉬웠달까요?
대신 이 공백을 아이가 채워 주는데, 이 점이 일본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 합니다. 개개인 차이라기 보단 국민성이랄까.. 감성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 가족간의 유대감이 우리나라에선 더 짙게 드리워지고 묘사되는 경향이 있고 여기에 이 아이가 후반으로 갈수록 탄탄한 다리를 놔주면서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굳혀질 수도 있었던 영화에 가족 사랑까지 담아내면서 더 깊은 감동과 이야기를 전해줬달까요? 이 점은 정말 긍정적이면서도 원작 대비 큰 변화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국이 피는 일본 장마 시즌.. 일본은 장마가 걷히면 (대략 5월에서 7월 사이 6~7주 정도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6월에서 7월이죠, 여름이긴 한데 끝나면 열대아가(...) 시작돼서 장마에 대한 감성이 조금은 다를 것도 같지만 ㅎㅎ 가슴 떨리는 누군가를 만난다는데 아무렴 이런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겠죠! 보는 저도 비가 어쩔땐 시원하게, 어쩔땐 마치 슬픔을 한껏 퍼붓는 눈물과도 같이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는데요.. 경치, 그리고 영화의 어여쁜 색감과 너무 잘 어울어지면서 정말 한 폭의 수채화같이 다가왔네요!
후반으로 들어서면 이제 본격 여주가 멱살잡고 끌어가는 영화로 탈바꿈을 하게 되는데 +_+, 이게 격한 감정선을 타고 빠른 속도로 진행하면서 정말 진한 로맨스의 향기를 전달해 줍니다! 예상치 못하게 큰 감명을 받았달까요? ㅜㅜ
분명 일본 원작과 같지만.. 아마도 손예진이 연기한 수아가 일본 원작 다케우치 유코의 미오와 성격이 다르고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면이 있어서 그 애틋함과 애절함이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운명론자이면서 운명에 맞서는 것 같은 당돌함이랄까.. 그 발버둥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두 연기자가 어느 누가 더 낫다 못하다의 비교보단 둘이 성격차이가 나는 편이여서 +_+;; 이는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는 둘 다 애틋하고 예뻐보였습니당! ㅎㅎㅎ
아쉬운 점도 있고, 특히 여백의 미가 많이 줄어서 '여유'라는 부분에선 조금 부족하고, 대신 메꿔 넣은 코믹 캐릭터들이 (저는 공효진 분을 빼고는 좀 거슬렸었습니다;ㅁ;) 다소 튀는 느낌이 드는 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 면에선 밸런스를 잘 잡아내고 그때그때 적당한 카메라 웍이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는데요.. 만약 보충한다면 너무 튀는 코믹 캐릭터를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 ㅎㅎ 비와 정경을 좀 더 상징적으로 담아낸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두 의미의 순애, 그리고 가족애를 잘 버무렸다고 생각이 듭니다 -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친 수아의 순애(殉愛), 우진과 수아의 촉촉한 순애보(純愛), 그리고 이 둘 사이 다리를 놔주는 지호와의 가족애까지.. 올 봄 반가운 촉촉한 봄비마냥 추천하고픈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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