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사이트 하나 보다가.... 쓴 맛을 느끼게 되어 글 하나 올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세계의 유수 사이트의 태동과 발전한 양상을 살펴 보면 한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 거의 모든 신규 서비스가 인프라의 발전과 함께 태어나고 보편화 되었다는 점이지요. 거의 10여년 전 지금의 유선 환경이 장착되어 가기 시작한 그때에 우리는 전설적인 아이러브스쿨을 만나보았습니다. 거의 최초다시피한 온라인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였지요, 그리고 태어난 싸이월드,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의 시초라 볼 수 있는 짜근커뮤니티 (저도 멤버였는데 말이지요..), XE보드의 전신 재로보드의 탄생.. 이 모두가 해외에선 보기 요원한.. 늘 상시 사용해야 하고, 말 그대로 라인에 붙어 있어야 하는 (ON-LINE) 부류의 활동이었죠.
시간이 지나 ADSL이니 VDSL이니 케이블이니, 광역대 서비스가 해외에도 급수적으로 설비가 되고,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게 되면서 이런 현상도 해외에서, 특히 미국을 위시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 그리고 중요한 점.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웹기반 서비스가 속속 나타나 세계의 부러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 최대 쇼핑몰 아마존과 eBay의 약진,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역경매 시스템이 붐을 타게 되고, 온라인서점 쇼핑몰이 상품 다각화에 나서 세력을 넓혀 가는.. 그런 트렌드도 따라하게 되죠..
한때는 세계를 이끌었던(?) 우리나라의 서비스들.. 미국등지에서 낮은 속도에서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고안된, 그러나 다소 복잡한 forum 시스템이 유행할때 우리나라에선 제로보드 등으로 보다 직관적이며 간단한 게시판 구조도, 코멘트도 달 수 있는 형태를 지원하고 고안하여 사용했고, 온라인 인맥 사이트도 거의 처음 내 놓고, 해외에서 벤치마킹까지 해 갈 정도로 선도하던 한국이 이제 리드를 빼앗긴 채 해외를 모방하고 따라가기에 급급한 모양새로 바뀌고 맙니다.
또한 자신을 드러내고픈 욕구가 더 강한 서양인들의 성향에 맞게 블로그같은 개인 서비스가 소셜 서비스와 맞물려 급격하게 인기를 끌고 인터넷 환경을 바꿔가기 시작하는데요.. 그때 우리나라는 카페, 미니홈피같은 여전히 게시판 형식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불같은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게시판 형식이라던가 까페가 나쁘다는건 절대 아니지만, '다양하고 많은 이들이 같이 만들어 간다'는 점에는 어울리지 않는, 멤버제도라던가 하는 것으로 은근히 Closed User Group과 같은 Closed Web 환경을 지향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게시판 형식도 일장일단이 있지만, 단점이라면 의견이 스킵되기 십상이고, 긴 글을 쓰고 '소통'하기엔 다소 부족하고, 카테고리화 하고 정보를 '모아서' 보게 한다는/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단점이 보인 포맷이었죠.
한가지 오해하시면 안될게, 저는 여기 이 포맷들이 잘못되었다던가, 장점이 없다던가 그런걸 말하려는게 아니라, 상대적인 특성 중에서 곧이어 추세가 될' 열린 환경, OPEN 환경에 어울리지는 않았다'는 점을 말 하고 싶은 겁니다.. 결국 자유로운 의사개진과 소통, 커뮤니티, 소사이어티를 표방한 Web 2.0이라는 개념과 함께 블로그 서비스가 불같은 유행을 타기 시작하죠. 우리나라도 뒤늦게 참여해서 추세에 맞춰 가기에 급급한 모양새를 다시한번 보여주죠.
플래시도 우리나라가 웹에서의 대중화에 선도했다고 볼 수 있을만큼 사용도와 개발 욕구가 넘쳐났는데, 결국 디자인의 기준이라고 할까, 그런 '좋은 디자인에 있어서 Flash 이용' 관점에 있어서의 최적화는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완성?된 셈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이 또한 유선환경이 급격하게 개선되어 가고, 많은 사람들이 풍부한 대역폭의 혜택을 입어 가능하게 된 거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은 블로그도 주목받기보다는 광고 채널로 남용되고 있고, 쇼핑몰은 덩치가 너무 커져 '실속'이라는 면에서 검토하고 재검토해야 하고, 액티브X 등 인터랙티비티를 상승해 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콤포넌트 구조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크리티컬 히트로 주춤하는 등 이런 저런 문제가 많아 발전이 끝난 것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아직 끝이 난 건 아닙니다 - 유선이 무선을 바라보게 된 것이지요.
웹 업계는 이제 웹 2.0이 - 줄곧 사회와 개인 특화 서비스를 지향했던 - 곧 3.0 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3.0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습니다. 2.0이 사회성에 치중했다고 하면, 3.0은 보다 똑똑한.. 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콕 찝어서 제공하고, 자극해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등, 2.0이 '너도했어? 나도할래!' 이런 느낌이면, 3.0은 '이게 너가 원한 정보 맞지?' 라며 맞춰 제공하는.. 그런 개념인 셈인데요. 이 웹 2.0과 3.0에는 중요하게 플랫폼이라는 것이 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1.0의 경우, PC같은 터미널이 필수였지만, 2.0으로 오면서 개념이 바뀌어가면서 PC라도 윈도우던 맥이던 신경 안 쓰고 서비스가 가능하고, 이제 3.0을 바라보는 지금은 아예 디바이스 자체를 안가리고 '커넥트' 하도록 개념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발전의 흐름이 더 이상 유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휴대전화와 3G 서비스와 WIFI 서비스 등과 맞물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선에 묶여 살기를 거부하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에 도달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선봉에는 다시 미국의 아이폰과 함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있고, 2.0 기반의 마이스페이스 등도 적어도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할 수 있게 서비스를 바꿔가려 애 쓰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를 잠깐 봅시다. 저 위에서 언급한 트위터라던가, 페이스북 등이 3.0 서비스라는 건 아닙니다. 아직 2.0이던 3.0이던 구체적으로 가를 수 있고, 정의내릴 수 있는 틀도 없고, 개념을 가르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건 우리나라에선 진실된 모바일 서비스라던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정말 2.0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던 사이월드도 진정 마이너스의 손과 같은 SK 네이트에 인수 통합되고선 자취를 감춘 셈이 되어 버렸고, 미2데이 같은 서비스도 트위터 서비스의 한글판이라고 할 수 있는.. 아류작인 셈이고, 여전히 주요 접속 루트로 유선에 매달리고 있고.. 그러니까 또 뭔가 새로운게 외국에 나오면, 미3데이, 뭐 그런거나 만들고 있을건지...
우리나라가 언제 인터넷 강국이었고, 인터넷 선진국이었고, 세계를 선도했냐고 도리어 묻고 싶을 정도죠. 뭐, 저는 개인적으로 옛날부터도 우리나라가 인터넷 선진국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트래픽 소비의 선진국이었죠. 앞서가기도 했지만, 그건 사실상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덕분에 가능했던 점도 크다고 생각되고요..
게다가 저게 끝이 아닙니다. 작은 멀티 디바이스를 이용해 지도를 다운받아 주변 지역 정보를 받고, 위성 GPS 서비스로 트위터 등으로 자기 위치를 알려 '만남', '커넥션' 을 이끌어 내고 하는.. 이른바 WIRELESS 무선 서비스가 계속해서 발전/태동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단말기, 터미널 등을 떠나 전화기나 뭐 GPS 수신기 같은 작은 기기로 연결이 되는.. 결국
모바일을 통한 웹의 새로운 진화가 대규모로 시작되려 한다는 것이 요번 제 글의 요지가 되겠습니다.
여전히 그 선봉엔 아이폰과 트위터가 있지만(미국의 경우), 갓 태어난 무시무시한 기세로 성장중인 foursquare 같은 위치안내 서비스도 있습니다. 7여 개월 동안 7만 이상의 유저들을 모아 서비스 중인, 아직 시범 단계(라고 해야하나..)에 있는, 한때 구글에 팔려 사장당할 뻔 하기도 한 서비스 입니다.
http://foursquare.com/ 그리고 이런 서비스가 무조건 아이폰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스마트폰 또는 WIFI 등으로 연결해서 (웹표준이 지켜진 페이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웹브라우저를 돌릴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누구나 참여해서 쓸 수 있는 서비스 입니다.
한때 외국에서 우리나라 제로보드같은 보드기반의 커뮤니티를 많이 부러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제로보드 사용법을 기술한 외국 사이트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젠 역으로 우리가 '트위터가 뭐야? 어떻게 쓰는거야?' '4제곱;(foursquare)는 또 뭐야?' 라며.. 어려운 개념을 배워가야하는 수준까지 뒷걸음질 해왔습니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웹표준을 무시하고 겉 꾸미기에만 급급했던 제작자들? (결국 모바일 브라우저 상으로는 서비스 불가죠..)
WIFI 끝까지 죽이고 자기 루트만 돈내고 쓰게 만든 이통사들? (결국엔 wipi 도 사장되었죠? 남긴거 없이..)
제대로된 커뮤니케이션 없이 쓰레기? 콘텐츠만 양산한.. 알맹이 없는 수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 (모바일을 켜서 쓸 만한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요?.. 지금..)
모든것을 그저 '돈 되는거냐?' 라는 개념으로만 접근한 저 망할 돈귀신 프로듀서/투자자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별 내용 없는 콘텐츠만 양산하기 급급했던 우리 이용자들? (엄밀히 말하면 우리도 잘못이 없는 거 아닙니다..)
단순히 제가 정체된 10년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유선웹의 혁명이 무선에서 되풀이 될거라고 그냥 한 말이 아니라는 거지요.. 곧 스마트폰같은 기기가 필수가 될 날이 정말 곧 올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준비하고 있는게 없이.. 아직도 틀어막기만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일전에 올렸던
디즈니의 Mr.Fielding 대표의 말이 다시 생각 납니다 -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려고 할때 우린 이미 준비되어 있을 거다.
이상 4제곱 사이트를 둘러보고 쓴 맛을 느껴서... 그냥 하나 투척 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