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쓰백, 폭력의 대물림 연쇄 사슬을 끊다!
    Review/미디어 2018. 11. 4. 13:19
    반응형


    (스포일러 없어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매 순간 날 배신하는 게 인생이야”


    다시금 돌이켜봐도 살을 베이는 것 같이 아픈 구문이예요..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영화인데요, 거친 카메라 움직임과 색감, 톤 등 주연배우 한지민의 열정과 노력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이지원 감독도 다소 어수선한 카메라 워크가 단점으로 보이긴 했지만 일관된 모습으로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뚝심있는 스토리 텔링과 주연 배우 두 사람과의 합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거친 삶을 살아온/살고 있는 현직 형사 장섭과 모종의 사건으로 그와 인연?이 생긴 백상아를 조명하는데 여기에 김지은이라고 하는 작은 아이가 그녀의 삶에 들어 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조용하지만 무겁고 과격한 드라마예요.


    신파 없이 (사실 신파가 나올 여지가 없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메마른 감정과 차가운 색감을 인간관계에도 잘 대입해 현대 사회의 냉정함과 소외된 자들만 계속 소외되는 모습, 공권력과 고위층의 갑질과 가려진 그림자 속에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잘 조명하고 있으며 게으르고 타성과 선입견에 빠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치안 시스템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볼 수 있겠어요, 최근에도 거제 살인사건에서 경찰의 태도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처럼 이 영화도 유사한 내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요.



    익히 알려진 내용으로 이 영화는 아동 학대를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이지원 감독은 여기서 다른 주제로 빠져나가지 않는 집요함과 사회성 메시지를 꿋꿋이 담아갑니다, 곁가지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공권력의 무능함 내지는 사회의 무관심을 조명하는 정도를 손꼽아 볼 수 있겠는데요, 아동 학대라는 사적인 문제를 두고 마냥 공권력 타령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여서 사회의 관심과 보호 장치도 더 강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도 이런 점을 충분히 어필하고는 있는데요 - 일견 경찰이 무능해 보여도 구체적인 상황을 모른채 남의 사생활에 개입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성별 상관 없이 약자 상대로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학대를 쉽게 알아채거나 신고하기도 어려움이 있기에... 영화를 보면서도 정말 갑갑하고 무겁고 아이가 한없이 가엽고 안타까웠습니다 ㅜㅜ



    폭력이 폭력을 낳는 대물림, 그러나 그 누군가는 폭력의 아픔과 트라우마를 이해하기에 학대 당한 자에게 감정이입도 되고 그 분노가 폭력을 휘두른 상대로 향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폭력'을 주제로 삼는게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은 너무나도 진부해진 주제인 '용서'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도 아닙니다 - 아픈자가 아픈자를 보듬어주고 더 상처 입더라도 자신보다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상대를 위해 다시 자신을 희생하는... 거친 화면에 거친 말에 투박한 카메라 워크지만 너무나도 따스하고 애정어린 작은 마음을 지켜주고 치켜주고 보는 우리에게도 힐링을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개중 쓰레기같은 인물들도 당연 나옵니다, 영화는 이들을 조명하지 않고 철저히 배제 합니다 - 주제가 힐링인데 힐링해 주지 않는 자들을(그럴 의도가 없는 자들) 조명할 필요가 없는 셈이죠.



    그래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와 카메라 워크 이런 부분들이 비평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뚝심있게 주제를 잘 관철해 나가고 어려운 문제지만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자 노력한 점, 한지민의 연기와 이지원 감독의 두 여성의 케미, 여기에 더해 트라우마를 안았을 법도 했을 김지은역의 김시아의 몸사리지 않은 연기가 버물어져 모성애와는 전혀 다른 여성성을 가진 (꼭 여성성이라고 보지 않아도 될 것도 같아요, 동질감이 더 옳은 표현인 것 같네요)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아이들이나 가족의 구성원이 알게 모르게 학대 당하고 있을텐데요..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와 안전 장치가 마련됐으면 좋겠고.. 폭력은 대물림된다는 걸 자각해서 연속성도 끊어서 건전하고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바랍니다. 영화가 비록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오진 못했지만 작은 울림이 퍼지고 더 모여서 언젠가는 큰 울림이 될 거라 믿어 마지 않습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 / Posts by creasy